SK이노베이션의 자회사 SK루브리컨츠가 베트남 최대 민영 윤활유 업체인 메콩 페트로케미칼(Mekong Chemical)에 대한 투자를 철회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 19) 위기가 장기화하며 경영 환경이 악화하자 결국 지분 인수 작업을 중단하기로 결정했다.
13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SK루브리컨츠는 올해 2월 동남아시아 시장에 진출하기 위해 메콩의 지분 49%를 500억 원가량에 인수하기로 했으나, 최근 코로나 19 위기가 길어지자 이 결정을 뒤집었다.
이번 투자는 SK루브리컨츠가 처음으로 해외 윤활유 기업에 지분 투자를 단행한 사례였다.
인수 발표 당시 SK루브리컨츠는 메콩의 현지 생산·판매 인프라를 활용해 베트남 고급 윤활유 시장에 진출하고 이를 발판으로 아세안(ASEAN) 시장으로 사업을 확대할 계획을 밝혔다.
메콩은 2018년 기준 베트남 윤활유 시장 점유율 6.3%를 차지하고 있다. 관계사로는 탱크 터미널 2곳, 윤활유 제조공장, 물류센터, 유통·판매지 12곳 등을 갖춘 윤활유 사업 관련 기업 7개사가 있다.
양사는 SK루브리컨츠가 수출하는 윤활유를 메콩이 판매하는 형태로 사업을 진행한 뒤 점차 SK루브리컨츠가 수출하는 윤활기유도 메콩이 제조·판매하는 형태로 사업을 확장해나갈 예정이었다.
아울러 저장 시설 확대, 노후 설비 교체, 판매 네트워크 경쟁력 강화 등을 통해 아세안 전역으로의 사업 확대를 추진할 방침이었다.
하지만 코로나19로 사업 교류의 길이 막힌 상황에서 감염병 위기가 지속하자 결국 SK루브리컨츠는 이에 대비하기 위해 지분 인수 계획을 거둬들였다.
회사 관계자는 “지분 인수를 철회한 이유는 코로나 19 등에 따른 경영환경 악화로 불확실성이 증대됐기 때문”이라며 “지분 인수를 위해선 회사 실사 등을 진행해야 하는데 코로나19로 길이 막히면서 베트남을 수시로 방문하기 어려워 결국 (지분 인수를) 중단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SK루브리컨츠는 메콩과의 사업적 협력은 지속할 방침이다.
베트남 윤활유 시장은 작년 350만 배럴에서 2028년 640만 배럴로 2배가량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현지 시장에는 BP캐스트롤, 셸, 셰브런 등 글로벌 메이저 3사 외에 경쟁력 있는 베트남 기업이 없는 상황이다.
또한, 베트남을 거점으로 확대하려는 아세안 시장은 자동차 산업이 고속 성장하며 윤활유 시장 역시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아세안 자동차 시장의 생산 규모는 지난해 기준 356만대로, 2026년이면 약 449만대까지 성장할 것으로 관측된다.
회사 관계자는 “지분만 인수하지 않는 것이며 인수 후 같이하기로 했던 사업은 지속해 (베트남 및 아세안) 시장 개척을 변함없이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경영환경이 회복된 이후 다시 메콩의 지분을 인수할지는 결정된 바 없다"고 선을 그었다.
한편, 윤활유는 기계 마찰력을 줄이거나 마찰열을 분산할 목적으로 사용하는데, 윤활제 기능을 강화하기 위해 주원료인 기유에 첨가제 등을 혼합해 생산한다. SK루브리컨츠는 전 세계 프리미엄 기유(Group Ⅲ) 시장 점유율 40% 이상을 차지하며 글로벌 1위 사업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