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모레, 오프라인 전략 대수술…온라인ㆍM&A서 LG생건과 '희비' 엇갈려

입력 2020-12-15 15:00 수정 2020-12-15 16: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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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모레퍼시픽이 체질 개선에 나선다. 아모레퍼시픽은 브랜드 전략을 전면 개편하고 온라인 프리미엄 브랜드를 육성하는 등 고강도 구조조정에 돌입한다.

15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아모레퍼시픽은 온라인 프리미엄 브랜드 육성에 집중키로 했다.

아모레퍼시픽은 최근 애널리스트를 대상으로 진행한 ‘2021년 전략 간담회’에서 설화수, 라네즈를 핵심브랜드로 삼아 별도 유닛으로 독립시켜 역량을 집중하겠다고 발표했다. 또, 실적이 부진한 오프라인 로드숍은 구조조정을 실시, 매장수를 축소 운영하겠다는 방침도 세웠다.

이번 체질 개선은 실적 부진에 따른 자구책 성격이 강하다.

아모레퍼시픽은 화장품 비중이 지나치게 높은데다 기존 브랜드들이 대부분 장수 브랜드이다보니 브랜드 정체성 재정립에 어려움을 겪어왔다.

업계는 경쟁사 LG생활건강과 다른 브랜드 전략이 두 뷰티공룡의 ‘희비’를 갈랐다고 분석했다.

앞서 아모레퍼시픽의 올 3분기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반토막이 난 반면, LG생활건강은 같은 기간 분기 기준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LG생활건강이 발빠르게 온라인 럭셔리 브랜드 육성에 힘을 쏟은 것과 달리, 아모레퍼시픽은 상대적으로 오프라인 전략을 고수한 결과가 반영됐다는 지적이다.

무엇보다 중국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사태 이후 국내 화장품 시장이 부진의 늪에 빠지자 LG생활건강은 2018년 중국 내 더페이스샵 매장을 철수했고, ‘후’ㆍ‘숨’ 등 럭셔리 기초브랜드를 앞세워 중국 온라인 시장 공략으로 방향을 빠르게 선회했다. 반면 아모레퍼시픽은 오프라인 중심으로 중저가 브랜드 키우기에 집중했다. 중국 오프라인 이니스프리 매장은 매년 100여 개씩 늘었다. 럭셔리 브랜드로 꼽히는 설화수는 지난해에서야 징동닷컴에 입점했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보통 면세점 중심으로 다이궁들이 물건 가져가면 위챗, 온라인 중심으로 거래돼 온라인이 마케팅과 유통채널 거점 역할을 하는데, 아모레퍼시픽은 상대적으로 이에 보수적이었다”라면서 “LG생활건강이 사드 직후 면세점 물량을 적극적으로 푼 반면, 아모레는 가격 정책이 무너진다는 이유로 소극적이었다”라고 설명했다.

여기에다 LG생활건강이 지속적인 인수합병(M&A)으로 포트폴리오 다변화를 꾀한 것과 달리 아모레퍼시픽은 자사 브랜드 육성만 고집했다. LG생활건강이 더마코스메틱을 중심으로 2014년 CNP화장품, 2017년 태극제약, 올해 2월 피지오갤 등 다양한 브랜드 자산을 인수한 것과는 대조적인 행보다.

업계 관계자는 "LG생활건강은 생활용품에서 시작해 뷰티, 식음료까지 필요한 부분을 쏙쏙 골라 적극적인 M&A를 단행해 사업 포트폴리오를 다채롭게 구성했지만, 아모레퍼시픽은 현재 화장품 매출 비중이 86%대로 치중돼 있는 편"이라고 말했다.

이같은 지적 속에서 아모레퍼시픽은 오프라인 구조조정과 함께 디지털 혁신을 가속화한다. 아모레퍼시픽이 처음으로 공유한 내년 중국 로드숍 이니스프리 매장 폐점계획에 따르면 현재 470개인 점포 수를 300개로 줄인다. 미국 이니스프리 매장 대부분을 폐점하고, 백화점 점포를 줄이는 대신 아마존, 세포라 등 D2C채널을 공략한다.

국내 오프라인 '아리따움' 매장도 효율화 작업에 착수한다. 현재 직영점 6점, 가맹점 800점(지난해 기준 1000점)을 운영 중인 아리따움은 아리따움, 에뛰드, 에스쁘아 등으로 브랜드를 정예화하고 최소 매장으로만 운영할 계획이다.

온라인 사업에도 가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최근 아모레퍼시픽이 단행한 뷰티MCN '디밀'에 대한 30억 원 투자가 대표적이다. 이외에도 네이버, 11번가 등 주요 이커머스 플랫폼과 전략적 협약을 체결해 라이브 커머스를 확대하는 등 협업을 강화하고 있다. 앞으로 무신사, 텐바이텐, W컨셉 등과 같은 버티컬(특화) 커머스에도 입점을 확대할 예정이다.

신생 브랜드 발굴 및 M&A 전망도 긍정적이다. 아모레퍼시픽의 사내 벤처 프로그램 '린 스타트업'에서 탄생한 건강기능식품 큐브미 브랜드, 남성 전용 브랜드 브로앤팁스, 남성 메이크업 브랜드 비레디가 속속 성과를 거둔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박현진 DB금융투자증권 연구원은 "아모레퍼시픽이 최근 큰 규모의 지분투자 M&A에 적극적으로 임하고 있고, 사내벤처에서 신생 브랜드들도 성과가 나오는 중"이라면서 "지금까지 두드러진 인수합병건은 없었지만 앞으로 이를 늘릴 것이라는 내부 분위기가 조성되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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