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중·노무현 전 대통령 언급하며 자유민주주의 강조
청년 강조하며 "우리 사회 주력…미래 그림 함께 그려야"
원희룡 제주도지사가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와 만나 자유민주주의의 가치와 보수의 미래에 대해 논의했다. 두 사람은 고(故) 김대중·노무현 전 대통령을 언급하며 자유민주주의의 중요성을 강조했고 청년이 함께하는 정치, 진보와 보수가 연대하는 정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원 지사는 15일 자신의 유튜브 채널 '원희룡 TV'에 진 전 교수를 초대해 '자유민주주의의 가치와 보수가 나아갈 길'에 대해 얘기했다.
진 전 교수는 "자유주의라는 것이 우리 사회에서 굉장히 왜곡됐다"며 "어느 쪽에서도 한 번 실천된 적이 없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보수는 자유를 시장자유주의, 진보는 자유를 다수결로만 해석했다는 비판이다.
원 지사는 이에 대해 "깊이 공감한다"며 "큰 틀에서 자유민주주의의 기본 질서와 그 위에 있는 좌파와 우파, 이 부분이 저는 아주 큰 그림에서 깊이 동의하는 부분"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자유주의와 민주주의라는 것이 민주화운동의 가치이고 목표였다"며 "권력을 행사하고 통제하다 보니 괴물과 싸우다가 더 큰 괴물이 돼 버리는 자기모순에 빠지는 것 같다"고 꼬집었다.
두 사람은 고 김대중·노무현 전 대통령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진 전 교수는 두 전직 대통령이 "민주당의 정당 정치성을 만든 분"이라며 "지금은 운동권 출신들이 와서 당을 장악하니 민주주의 그러면 다수결 하나밖에 모른다"고 비판했다. 원 지사는 두 전직 대통령의 업적을 언급함과 동시에 민주당에 대해서 "비극적인 정권 상실에 대한 트라우마에 갇혀 우리 국민과 국가 전체를 그 트라우마에 가둬놓는 역할을 하는 게 아닌가 생각이 든다"고 지적했다.
그러자 진 전 교수는 "그게 반노무현적인 것"이라며 "이번에 공수처도 그거다"라고 지적했다. 이어 "검찰의 문제점을 지적하는 것을 넘어 불안감들이 그런 제도로 나오는 것"이라며 "그래서 원한의 정치가 돼 사회가 둘로 갈라져 버렸다"고 설명했다.
두 사람은 또 진보와 보수가 미래를 위해 성찰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진 전 교수는 "논리적으로 합리적으로 설득할 수 있는 보수의 이야기를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원 지사는 "진보든 보수든 진정한 성찰과 성숙을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에 진 전 교수는 청년에 집중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지금 20대와 30대가 20년 후에는 우리 사회의 주력이 된다"며 "그들과 같이할 수 있는 미래의 그림을 함께 그려가는 보수, 진보가 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원 지사 역시 이에 동의하며 "유럽처럼 20대, 30대들이 국회의원도 하고 장관도 해야 한다"며 "토대가 있으면 30대, 40대 당수와 대통령 다 할 수 있는 것"이라고 밝혔다.
끝으로 두 사람은 진보와 보수의 협치를 강조했다. 진 전 교수는 "멋있고 포용적인 보수로 가는 모습을 좀 보여줬으면 좋겠다"며 "보수의 비판이 먹히기 위해선 보수가 거듭나서 누가 봐도 보편적인 가치를 대변하는 보수만의 가치를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원 지사는 "개혁보수의 영역과 네트워크 속에서 같은 방향을 보면서 그걸 주도해 나가고 필요한 것은 서로 비판하고 협력하고 그랬으면 좋겠다"며 진보와 연정을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