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 이란 ILNA통신에 따르면 호세인 탄하이 이란·한국 상공회의소 회장은 전날 인터뷰에서 이같이 밝혔다. 탄하이 회장은 “한국에 묶여 있는 이란의 자산에 대해 에샤크 자한기리 수석 부통령과 논의했다”며 “부통령은 한국 정부에 물물 교환을 제안했다”고 말했다.
그는 “아직 한국 측이 자산 교환 또는 동결 해제 등을 위한 실질적인 조치를 하고 있진 않다”며 “우린 한국과의 다음 만남에서 교환 제안 목록을 놓고 얼마나 협력할 수 있는지 지켜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란 내에서 자금을 대신해 물물 교환을 제안할 목록에는 원자재와 의약품, 석유화학, 자동차, 가전제품 등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의약품의 경우 코로나19 백신이 거론됐다. 탄하이 회장은 “이란의 동결 자금과 교환하는 데 있어 가장 중요한 부분은 코로나19 백신 구매”라며 “현재 보건부가 필요한 절차를 진행 중”이라고 전했다.
앞서 언급한 물물 교환 방식에 대해선 아직 자세한 설명은 거론되지 않고 있다. 당장 가능성 있는 방안은 이란이 외부에서 백신을 구매하면 한국 금융기관이 결제를 대신하거나, 한국이 생산 또는 구매한 백신 일부를 이란이 받는 방식 등이다.
지난해 10월에도 이란은 이라크에 묶인 자금을 돌려받는 대신 이라크가 보유한 필수 소비재 등을 받는 방식으로 합의한 바 있다. 이란은 미국이 금융 제재를 강화하면서 전 세계에 묶인 자금을 돌려받기 위해 여러 방식을 취하는 상황이다.
ILNA는 현재 한국에 묶인 이란 자금을 85억 달러(약 9조 원)로 추산했다. 탄하이 회장은 “물물교환을 위한 품목별 가격을 배정해놨지만, 얼마나 협의가 이뤄질지는 한국 측에 달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