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세계 각국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를 수습하기 위해 양적 완화 기조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지금의 양적 완화 정책은 헬리콥터에 비유돼 '이것'이라 불린다. 이것은 공중에서 돈을 뿌리듯이 중앙은행이 직접 돈을 찍어 시중에 공급하는 통화 정책을 말하는데, 이 정책은 무엇일까?
정답은 '헬리콥터 머니'(Helicopter Money)다.
헬리콥터 머니는 1969년 미국 경제학자 밀턴 프리드먼이 처음 주장했다. 미국 연방준비위원회 전 의장 벤 버냉키 역시 대표적인 헬리콥터 머니파로, 그는 2002년 "디플레에 빠져들면 하늘에서 돈을 뿌려서라도 경기를 살려내겠다"고 말하며 '헬리콥터 벤'이란 별명을 얻었다.
지난해 전무후무한 코로나19 위기 속에 세계 각국은 양적 완화를 택했다. 미 정부는 이미 여러 차례 우리 돈 3000조 원 이상의 경기부양책을 펼치며, 국민에게 실업수당과 코로나 지원금을 지급한 바 있다. 미 연준은 지난달 16일 기준금리를 0.00~0.25%로 동결하고 금리 상황을 유지하기 위해 매달 최소 1200억 달러의 채권을 계속 매입할 것이라고 밝혔다.
헬리콥터 머니의 대표자는 일본이다. 일본 아베노믹스는 '마이너스 금리, 양적 완화'를 기본으로 하고 있다. 그 결과, 지난달 국제 통화기금이 추산한 일본의 국가 채무 비율은 266.2%에 달한다.
한국 역시 지난해 추경 예산을 편성해 재난지원금을 지급하는 등 시중에 돈을 뿌렸다. 또 한국은행은 지난해 4월부터 6월까지 일정 금리 수준 아래서 시장의 유동성 수요 전액을 제한 없이 공급하는 환매조건부채권(RP) 매입 제도를 운용한 바 있다.
헬리콥터 머니는 증시에도 영향을 줬다. 6일 코스피가 장중 사상 첫 3000선을 돌파했고, 나스닥 역시 랠리를 이어가고 있다. 증권가는 주가 상승의 원동력으로 늘어난 유동성을 꼽는다. 세계 각국 중앙은행이 양적 완화 정책을 펼치고 정부가 보조금을 지급하면서 시장에 대규모의 돈이 풀렸고, 이 유동성이 제로 금리와 각종 부동산 대출 규제로 마땅한 투자처를 찾지 못하며 주식 시장으로 몰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