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금융지주는 18일 오전 임시이사회를 개최하고 자회사인 신한은행에 8000억원의 증자를 실시하기로 결의했다고 밝혔다.
이로써 신한은행의 자본금은 7조5281억원에서 8조3262억원으로 증가하며, BIS기준 자기자본도 17조5000억원으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증자 시기는 12월23일이며, 증자 자금은 신한카드로부터 수령할 중간배당 6000억원과 신한금융지주회사 자체자금 2000억원으로 충당될 예정으로 신한지주의 주주가치 희석효과는 전혀 발생하지 않을 전망이다.
신한지주는 증자배경에 대해 "최근 급등한 환율과 경기침체가 장기화 될 경우 BIS 자기자본비율이 하락할 가능성에 대한 선제적 대응 차원"이라며 "신한은행의 9월말 BIS 자기자본비율은 11.9%, 기본자본비율은 8.5%로 우량은행 판단기준인 12%와 8%를 상회한다"고 설명했다.
9월말 현재 신한은행의 연체율과 고정이하 여신비율은 각각 0.69%, 0.87%로 아직 우려할 수준은 아니다.
하지만 기업구조조정이 장기간 지속되고 부동산경기 침체가 지속될 경우 대손비용의 증가는 자기자본 규모를 축소시킬 수 있어 선제적인 대응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신한지주 관계자는 "이러한 잠재적 불확실성을 사전에 해소할 필요가 있다"면서 "향후 은행간 구도 경쟁에서 유리한 위치를 확보하기 위해 선제적으로 자본 충실도를 높이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증자는 신한금융지주회사의 자회사인 신한카드의 중간배당으로 대부분 충당하고 있어 그룹의 유연한 자본정책을 통한 증자라는 점이 타 은행들의 증자과정과 다르다.
9월말 현재 신한카드의 조정자기자본비율은 23.4%로서 감독원 지도비율 8%의 3배에 육박하고 있다. 신한카드가 이번 6000억원의 중간배당을 실시할 경우 2008년말 자본비율은 21%로 예상되어 중간배당에 따른 자기자본비율 하락폭이 크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즉 신한금융그룹이 이번 자회사간 자본 재배치를 통해 경쟁사와 차별화된 방법으로 자본효율성을 제고시킨 셈이다.
신한지주는 이번 증자로 인해 올해 말 신한은행의 예상 BIS 비율은 13%, 기본자본비율은 9%를 상회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신한금융지주 관계자는 "이번 증자를 통해 신한은행의 경쟁력과 위상을 높이는 한편, 이미 확고한 시장 1위 사업자로 자리잡은 신한카드와 함께 업계 선도기업으로서의 위치를 공고히 할 수 있을 것"이라며 "자본적정성에 대한 우려를 일소함과 동시에 글로벌 선도 금융기관과의 경쟁에도 충분히 대비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