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GS샵(GS홈쇼핑)과 합병을 앞둔 GS리테일의 초대형 커머스 전략에 속도가 붙고 있다.
미국 증시 상장으로 확보된 5조 원의 실탄으로 국내 석권을 선포한 쿠팡과 이베이코리아 인수를 둘러싼 신세계그룹과 롯데쇼핑, 카카오의 눈치싸움, 네이버와 손잡은 신세계ㆍ이마트에 신선 물류센터로는 국내 최대 규모인 김포 센터를 추가하는 마켓컬리까지. 이커머스 업계의 영토 확장 전략이 거세지면서 GS리테일과 GS홈쇼핑의 발걸음도 빨라지고 있다.
GS리테일은 지난해 7월 편의점 업계 최초로 선보인 주류 스마트오더 플랫폼 ‘와인25플러스’의 서비스 범위를 30일부터 GS샵으로 확대 론칭한다고 29일 밝혔다. GS샵의 모바일 앱과 온라인몰에서 주류를 주문하고 가까운 GS25에서 찾아갈 수 있는 시스템이다.
이 시스템은 이 온라인에서 주문하고 집 근처 이마트에서 상품을 찾아갈 수 있는 ‘클릭 앤 콜렉트(Click & Collect)’와 신세계백화점의 상품 전용 픽업 공간인 ‘익스프레쓱(EXPRESSG)’과 유사하다. 신세계ㆍ이마트는 SSG닷컴을 주문 채널로, 오프라인 점포를 픽업 공간으로 활용하고 있다.
GS샵의 주문 채널로서 활용과 GS25의 오프라인 플랫폼 활용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지난해 말 GS리테일은 비대면 택배보관함인 박스25를 통해 GS샵에서 주문한 상품을 받을 수 있는 서비스에 나섰다. GS리테일은 올해부터 서비스 범위를 냉장 보관함 등으로 확대하고 박스25 설치 점포도 현재 1000여 개에서 2025년 3000개로 늘릴 예정이다.
오프라인 사업에 치우친 GS25로서는 주문 플랫폼 하나를 추가하게 된다. 작년 말 기준 1만5000개 가량의 점포를 보유하고 있지만, 온라인 경쟁력은 부족하다. GS리테일의 통합 멤버십 ‘더팝’의 다운로드 수는 600만 건 수준인데 반해 GS샵은 2500만 건에 이른다. 양사의 협업은 합병 GS리테일 출범을 앞두고 본격적인 통합 사업에 앞서 시너지를 갸늠하기 위한 전략으로도 풀이된다
성찬간 GS리테일 편의점 MD부문장(상무)은 “GS샵과의 통합을 앞두고 양사의 상품과 채널 영역에서 큰 시너지를 낼 수 있는 다양한 융복합 서비스를 지속 선보일 것”이라고 했다.
최근에는 GS리테일과 GS샵이 공동 마케팅에 적극 나서고 있다는 점도 점도 눈에 띈다. 양사는 지난 1월 설 명절 기간 ‘GS와 함께하는 2021 위대한 설’ 마케팅으로 GS25(편의점), GS더프레시(슈퍼마켓), GS프레시몰(온라인 장보기 플랫폼)을 비롯해 GS샵의 TV홈쇼핑 및 모바일몰 등 양사의 전 유통 채널에 걸쳐 함께 프로모션을 전개했다.
이어 매달 마지막 주 공동으로 진행하는 ‘GS프라임위크’를 전개하기로 했다. 우선 첫 상품은 신선식품인 과일이다. 30일까지 열리는 이번 행사에서는 고객 수요가 많을 것으로 예상되는 제철과일 중 오렌지를 공동 기획상품으로 선정해 GS샵 TV홈쇼핑 및 데이터홈쇼핑, 모바일 라이브를 통해 ‘썬키스트 오렌지’를 방송하고, GS25는 ‘썬키스트 속빨간 오렌지’ 낱개를 ‘1+1’ 행사로 선보인다.
공동 마케팅은 합병을 앞두고 GS리테일을 사전에 소비자에게 알릴 수 있는 좋은 홍보 수단이다.
아울러 GS리테일과 GS샵의 상품 경쟁력을 동시에 끌어올릴 수 있다. GS샵의 납품업체는 패션과 건강상품 중심으로 9600개 가량이며 취급 상품 수는 TV가 연 1000개, 모바일은 700만 개에 이른다. 신선 및 가공 식품의 매일 배송을 갖춘 GS리테일의 거래처는 1800여 개로, 편의점 취급 품목은 2만7000개, 슈퍼는 3만7000개에 달한다.
향후 계열사 통합 온라인몰 사업 전개를 위한 사전작업도 착착 진행 중이다. 최근 주총에서 GS리테일은 통합 온라인몰 ‘마켓포’ 론칭을 위해 사업 목적으로 통신판매중개업을 추가했다. GS리테일은 ‘마켓포’에 GS샵과 GS프레시몰, 심플리쿡, 랄라블라, 달리살다 등의 온라인 사업을 한 데 모을 예정이다.
이는 신세계·이마트의 SSG닷컴이나, 롯데쇼핑의 롯데온과 같은 그룹사의 통합 온라인몰이다. 이들 업체와 같이 주문 플랫폼으로 활용해 GS25나 GS슈퍼마켓 등 오프라인 점포와 시너지를 낼 여지고 충분하다.
GS리테일의 회원 수는 1400만 명 가량이며 GS샵은 1800만 명 수준이다. 이중 중복 회원으로 파악되는 인원 600만 명을 제외하면 GS리테일로서는 1200만 명의 신규 고객을 유치하는 효과를 낼 수 있다. 다만 GS리테일 관계자는 “온라인 통합 플랫폼 개발을 진행 중이지만, 아직 구체적인 시기는 정해진 바는 없다”고 말했다.
지난 25일 열린 주총에서 GS리테일 허연수 부회장은 “GS홈쇼핑과의 합병으로 고객데이터·온라인플랫폼·물류를 포함한 모든 영역에 걸쳐 경쟁사를 압도하는 고객 가치를 창출할 것”이라고 선언했다. GS리테일과 GS홈쇼핑은 7월 합병을 앞두고 법적 절차를 진행 중이다.
GS리테일은 현재 취급액 11조 원에 육박하고, GS숍은 4조4000억 원에 달한다. 통합 GS리테일은 양사의 합병에 따른 단순 합계에 합병 시너지까지 더해져 2025년까지 25조 원의 취급액을 기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