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문재인 대통령에 대해 협상가로서 약하다는 부정적인 평가를 내놨다. 최근 문 대통령이 자신의 대북정책에 대해 '완전한 성공을 거두지 못했다'라는 평가를 한 데 대한 반발로 해석된다.
24일 AFP 통신, 뉴욕포스트 등에 따르면 트럼프 전 대통령은 23일(현지시간) 이메일 성명에서 “가장 힘든 시기에 알게 된 (그리고 좋아하게 된) 북한의 김정은은 문재인 현재 한국 대통령을 존중한 적이 없었다”라면서 “문재인 대통령은 미국에 대해 장기간 지속한 군사적 바가지 씌우기와 관련한 것을 제외하면 지도자로서, 또 협상가로서 약했다”라고 주장했다.
문 대통령이 최근 뉴욕타임스(NYT)와의 인터뷰에서 트럼프 전 행정부의 대북정책이 핵심까지 파고들지는 못했다고 진단하자 이 같은 성명을 내놓은 것으로 보인다. 뉴욕 포스트는 역시 이번 성명이 문 대통령의 인터뷰 이후 발표됐다는 점을 발표 배경으로 주목했다.
문 대통령은 21일 NYT 인터넷판에 게재된 인터뷰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의 대북정책에 대해 “변죽만 울렸을 뿐 완전한 성공은 거두지 못했다”라면서도 “트럼프 정부가 거둔 성과의 토대 위에서 더욱 진전시켜 나간다면 그 결실을 바이든 정부가 거둘 수 있다고 생각한다”라고 밝혔다.
이번 성명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은 자신을 한반도 평화협상의 주도적 협상가로서 부각하려고 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한국을 향한 (북한의) 공격을 막은 것은 언제나 나였지만 그들에게 불행하게도 나는 더는 거기에 있지 않다”고 말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날 성명에서 주한 미군 방위비 분담금에 대한 불만도 표출했다. 그는 “우리는 수십 년간 바보 취급을 당했지만 나는 우리가 제공하는 군사적 보호와 서비스에 대해 한국이 수십억 달러를 더 내도록 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트럼프 전 대통령은 “바이든 행정부는 한국이 우리에게 내기로 합의한 수십억 달러를 심지어 요구하지도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재임 기간 한국에 주한미군 방위비 분담금의 대폭 인상을 압박했다. 한국과 미국은 지난 3월 한국의 방위비 분담금을 작년보다 13.9% 인상하고, 향후 4년간 매해 국방비 인상률을 반영해 올리기로 합의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다행히도 퇴임하기 전에 새롭고 기존에 있던 것보다 훨씬 더 공정한 무역합의에 도달할 수 있었다”라면서 “이는 이 나라의 위대한 농부들과 제조업자들에게 수십억 달러의 이익을 가져다줄 것”이라고 평가했다. 뉴욕포스트는 이 발언이 2018년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개정을 지칭하는 것으로 해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