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등교 수업이 중단되면서 중학교와 고등학교에서 중위권이 줄어들고 하위권이 늘어난 학력 격차가 심화됐다는 분석 결과가 나왔다.
교육시민단체 사교육걱정없는세상(사걱세)은 26일 광화문 정부서울청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최근 3년간 전국 8개 시도에서 표본으로 선정한 중·고교 1259곳의 수학 학업성취도 분포 분석 결과를 발표했다.
사걱세는 성적별로 A등급은 상위권, B~D등급은 중위권, E등급은 하위권으로 분류했다. 분석 결과 중·고등학교 모두에서 코로나19 사태 이전보다 이후에 중위권 비율이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중학교의 경우 2019년 1학기 중2 국‧영‧수 중위권 학생 (B~D등급) 비율은 전체 49.3%에서 43.5%로 줄어든 반면 상위권은 28.5%에서 30.8%로, 하위권은 22.2%에서 25.7%로 증가했다.
고등학생은 상중위권이 줄고 하위권이 느는 학력저하 현상이 뚜렷했다.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 1학기 고1 학업성취 비율은 상위권(A등급) 18.5%, 중위권(B~D) 54.8%, 하위권(E) 26.7%이었지만, 코로나 이후인 2020년 1학기는 상위권 17.2%, 중위권 50.4%, 하위권 32.4%로 바뀌었다. 하위권만 5.7%포인트가량 증가했다.
사걱세 측은 “중학교에 비해 학습 수준이 어려운데다, 코로나로 줄어든 등교수업을 감안해 평가 난이도를 조정할 수 있는 여지가 대입 준비의 영향 탓에 상대적으로 부족하다”면서 “이로 인해 고등학교에서는 일정 수준의 시험 난이도가 유지되면서 하위권이 특히 증가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고교생의 학업성취도 변화는 지역별 특성이 뚜렷했다. 서울 강남구와 도봉구 고교생의 수학 학업성취도의 경우 강남구의 한 고교는 2018년 1학기 19.7%, 2019년 1학기 24.5%였던 상위권 비율이 지난해 1학기 57.5%로 큰 폭으로 늘었다. 코로나19 전후 하위권 비율은 거의 변화가 없었다.
반면 도봉구의 한 고교는 2018년 1학기 25.3%, 2019년 1학기 42.8%였던 상위권 비율이 지난해 1학기 33.6%까지 내려갔다. 하위권은 2018년 1학기 26%, 2019년 9.9%였다가 지난해 1학기에는 32.5%까지 늘었다.
사걱세는 “교육 당국이 조속한 시일 내에 코로나19로 인한 교육격차의 실태를 전국의 학교평가 결과를 토대로 전수조사하고, 조사 결과를 면밀히 진단하여 코로나발 교육격차 해소를 위한 실효성 있는 장단기 종합대책을 마련할 것을 촉구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