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하이닉스가 대규모 D램 품질 불량으로 2조 원에 달하는 손실을 봤다는 소위 ‘지라시’(사설 정보지)에 대해 사법당국에 수사를 의뢰했다.
SK하이닉스는 8일 “D램 제품 불량 이슈와 관련해 ‘2조 원 손실’ 등 도를 넘어선 것으로 판단되는 허위 내용이 포함된 온라인 게시물에 대해 사법당국에 공식 수사 의뢰를 했다”라며 “이 글이 게시된 블라인드, 카카오톡 단체 채팅방 등 온라인 채널들을 근거로 수사해 줄 것을 요청하는 고소장을 이천경찰서 사이버수사팀에 제출했다”라고 밝혔다.
고소장 내용에는 허위사실 유포에 의한 명예훼손과 허위사실 유포로 인한 업무방해가 포함됐다.
회사 측은 “이번 수사 의뢰를 기점으로 회사 정보를 사실과 다르게, 때로는 악의적으로 작성한 게시물을 무분별하게 온라인 채널에 올리는 행위에 대해 경각심을 높이고자 한다”라며 “향후 유사한 사안이 발생하면 회사는 좌시하지 않고 수사 의뢰하고 작성자 또는 유포자가 확인될 때는 민사상 손해배상청구까지 포함하는 모든 법적인 조치를 강구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앞서 SK하이닉스가 만든 중국 고객사향 D램 제품에서 대규모 불량이 발생했다는 소문이 전일 저녁부터 증권가를 중심으로 퍼졌다.
해당 지라시엔 불량 접수 고객부터 대상 제품, 문제의 공정이 무엇인지도 포함됐다. 공정 중인 제품까지 상당수 폐기해야 하므로 웨이퍼 기준 24만 장, 금액 기준 2조 원의 대규모 손실이 예상된다는 내용도 있었다.
회사 관계자는 “통상적인 범주의 불량이며 소문과 같은 대량 불량은 과장”이라고 일축했다. 일부 D램 제품에 대해 최근 불량 이슈가 불거진 건 사실이지만, 반도체 제조 공정상 크게 이례적인 일은 아니라는 것이다.
예상되는 손실 금액에 대해선 “고객과 협의에 따라 없을 수도, 일부 있을 수도 있다”라고 말했다. 현재 SK하이닉스는 고객사와 출하된 제품의 불량 여부 및 피해 규모 등을 검토 중이다.
업계에서도 지라시 내 2조 원 손실은 과장됐다는 시선이 대부분이다. 웨이퍼 24만 장은 SK하이닉스 전체 월 생산능력(CAPA)의 50%를 넘어서는 수치인데, 소문에 등장하는 고객사 대상 물량 비중이 이에 달하기엔 턱없이 부족하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