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근 대란이라는데 제철주 주가 힘못쓰는 이유는?

입력 2021-06-17 15: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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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설 성수기를 맞았지만 공사 필수재인 철강재 가격 급등과 공급 부족이 장기화 양상을 보이면서 일부 건설현장이 멈춰서는 사태까지 일어나고 있다. 이에 국내 제강사들은 공장 가동률을 100%로 올리며 대처에 나서고 있지만 쉽게 진화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때문에 철강 업종의 실적 개선에 대한 기대감이 나오고 있지만 주가는 좀처럼 맥을 쓰지 못하는 모양새다. 그럼에도 증권업계는 제강사들의 목표주가를 올리는 등 기대감을 유지하고 있다.

1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달 이후 전날까지 현대제철 주가는 3.60% 하락했고, 동국제강은 6.68% 빠졌으며 포스코(POSCO) 역시 5.21% 주가가 떨어진 것으로 집계됐다. 또한 같은 기간 KRX 철강 지수 역시 2.58% 물러섰다.

이 기간 코스피 지수가 연일 호조세를 보이며 4.16% 상승한 것과 비교하면 이들 업종의 하락폭이 두드러진다.

세계 경제가 코로나19 대유행에서 회복할 조짐이 완연해지면서 세계 각국이 대규모 인프라 투자에 나섰고, 다른 자재들과 마찬가지로 철강도 수요가 급증했지만 공급이 이를 따라가지 못해 올 상반기에 가격이 급등했다. 여기에 중국 정부가 자국산 철강재 수출을 사실상 금지한 것 역시 철근 품귀 현상을 부채질 하고 있다.

때문에 철근 도매가격은 5월 기준으로 지난 해 같은 기간에 비해 41% 올랐고, 이에 따라 유통가격은 톤(t)당 65만 원에서 120만 원으로 85% 급등했다. 이에 철광석 가격도 연일 사상 최고치를 갈아치우고 있다.

통상적으로 수요가 늘어날 경우 실적 개선에 대한 기대감으로 주가가 오르기 마련이지만 철강업종의 경우 중국 철강가격 하락과 연동해 움직이고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실제로 국내외 철강사 주가는 지난 해 3~4월 바닥을 확인한 후 지난 해 하반기까지 꾸준히 올랐다.

잠시 주춤했던 주가는 2월 이후에도 상승세를 유지했고 철강·구리가격이 신고가를 돌파하며 이들 상당수가 1분기 어닝 서프라이즈를 기록했다. 하지만 5월 이후 중국 철강 가격 하락과 함께 약세로 돌아섰다는 분석이다.

또한 만 4년 동안 동결됐던 자동차용 강판 가격 인상이 투자자들의 기대감을 불러 일으켰지만 자동차 강판 공급 가격이 1톤당 5만 원 인상하는 데 그치면서 실망 매물이 나온 것도 주가 조정의 배경으로 꼽힌다. 원가 상승분을 고려하면 1톤당 5만 원 인상은 부족하다는 분석이었다.

하지만 이런 상황에서도 증권사들이 목표주가를 올리면서 재상승 기대감을 반영하고 있다. 다양한 부문의 스프레드(제품가와 원가 차이) 개선 가능성이 높고, 건설시장 호황에 따른 철근 유통가격 상승의 수혜가 실적 상승으로 이어질 것이란 분석이다.

백제승 삼성증권 연구원은 “포스코만 하더라도 현재 주가는 최근 가격조정에 대한 시장의 우려는 꽤 반영된 수준으로 판단되고 일시적인 주가조정은 마무리 국면이다”면서 “6월 중국철강 생산량이 추가적으로 증가하지 않는 모습이 확인 될 경우 주가상승이 재차 진행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또한 이종형 키움증권 연구원은 “아파트 분양시장 호조로 2021년 국내 철근수요가 호조세를 보이고 있고 내년에도 수요증가가 확정적”이라며 “타이트한 수급상황과 중국 철근 수출증치세 환급폐지로 중국 철강업황 둔화에도 내년까지 국내 철근업황은 호조세를 보일 것으로 기대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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