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노총 공무원연맹 소방노조 출범...소방공무원 노조 1호
실업자와 해고자의 노조 가입 허용 등을 담은 개정 노동조합법·공무원노조법·교원노조법(이하 개정 노조법)이 6일부터 시행됐다.
그러나 노동계와 경영계 모두 개정 노조법에 불만을 표출하고 있어 갈등 국면은 여전한 상황이다. 특히 근로시간면제(타임오프제) 한도를 결정하는 노사정 기구가 출범하면서 양측 간 갈등이 재촉발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이날 시행된 개정 노조법은 △실업자·해고자의 기업별 노조가입 허용 △5급 이상 공무원도 공무원노조 가입 허용 △사용자의 노조 전임자 급여 금지 규정 삭제 △사용자의 점유를 배제해 조업 방해하는 쟁의행위 금지 △단체협약 유효기간 확대(2년→3년) 등을 담고 있다. 올해 4월 국회 비준된 △강제 또는 의무 노동에 관한 협약(29호) △결사의 자유 및 단결권 보호에 관한 협약(87호) △단결권 및 단체교섭권 원칙의 적용에 관한 협약(98호) 등 ILO 3개 핵심협약을 뒷받침하는 내용이다.
정부는 노사의 의견을 골고루 반영해 개정 노조법을 마련했다고 하지만 노사의 불만은 여전하다.
먼저 실업자와 해고자의 노조 가입과 관련해 노동계는 기업별 노조의 임원을 종사 조합원 중에서 선출해야 한다는 규정이 단결권 보장을 추구하는 ILO 핵심협약에 위배된다고 지적한다. 또 특수고용직 종사자의 노조에 가입할 권리를 법적으로 보장하지 않아 이에 대한 법개정을 촉구하고 있다.
경영계는 실업자와 해고자의 노조 가입 허용으로 노조의 강경 투쟁이 보다 강화돼 경영활동 위축은 물론 노사관계도 악화할 수 있다고 우려한다. 경영계는 보완책으로 해고자·실업자 등 비종사조합원의 사업장 내 조합활동 제한 사유 구체화, 종사조합원과 비종사조합원 수를 구분한 변경사항 신고 반영 등을 요구하고 있다.
사업장 점거 형태의 쟁의행위 제한에 대해서는 노동계가 파업권을 제한하는 것이라며 반발하고 있는 반면에 경영계는 노조의 불법 쟁의행위 시 행정관청 등에 신고 가능, 대체근로 허용 등 최소한의 사용자 대항권을 보장하는 방향으로 법 개정을 원하고 있다.
개정 노조법 시행령에 담긴 '결격 사유가 있는 노조에 대한 행정관청의 시정 요구 유지' 조항에 대해서도 노사 모두 불만이다.
노동계는 노조의 자유로운 관리 및 활동에 정부가 계속해서 개입·간섭하겠다는 것이라며 폐기를 촉구하고 있고, 반대로 경영계는 결격 사유가 발생한 노조에 대해 설립 신고를 취소할 수 있는 절차 마련을 요구하고 있다.
개정 노조법에 담긴 근로시간면제 한도 결정 조항과 관련해 이날 대통령 직속 사회적 대화 기구인 경제사회노동위원회가 산하에 근로시간면제 심의위원회를 발족함에 따라 노사 간 갈등이 재촉발할 가능성이 커졌다.
근로시간면제 심의위 출범은 개정 노조법 시행에 따른 것이다. 개정 노조법은 노조 전임자에 대한 급여 지급 금지 규정을 삭제했지만, 근로시간면제 심의위가 근로시간면제 한도를 정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근로시간면제 제도는 노사 교섭, 노동자 고충 처리, 산업안전 등 노조 전임자의 노조 활동에 대해 사용자가 임금(유급)을 주는 것으로, 근무시간 중 교섭 및 협의 등의 일정한 업무가 허용되는 대상자 수와 시간 한도를 정하는 것이 핵심이다.
노동계는 산업재해와 직장 내 괴롭힘 등 사업장 문제를 해결하는 데 노조의 역할이 커짐에 따라 근로시간면제 한도를 높여 전임자 수를 늘려야 한다는 입장이다.
경영계는 노조활동 경비가 노조 스스로 부담해야 한다는 게 '글로벌 스탠더드'라며 유급 노조 활동이 더 인정되는 것에 우려하고 있다.
한편 개정 노조법이 시행된 첫날 한국노총 공무원연맹 소방안전공무원노조(소방노조)가 고용노동부에 설립신고서를 제출했다. 국내에서 소방공무원 노조가 사상 처음으로 출범되는 것이다.
홍순탁 소방노조 위원장은 이날 출범 기자회견을 열고 “노후장비개선, 인력 확충, 순직공상자 예우 강화, 각종 화재·구조·구급 수당 개선, 화재예방 3법 제정 및 국회통과 등 여러 현안을 처리하기 위해 당당하게 투쟁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