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가족부는 ‘양성평등 임금의 날’(9월1~7일 양성평등주간 중 목요일)을 맞아 2149개 상장법인과 369개 공공기관의 성별임금격차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2020년 사업보고서를 제출한 상장기업과 공공기관 경영정보 공개시스템(알리오)에 공개된 개별 공공기관의 지난해 성별임금 정보를 전수 조사했다. 여가부가 상장기업 성별임금격차를 조사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상장법인에서 일하는 남성 1인당 평균임금은 7980만 원, 여성은 5110만 원이었다. 남성 평균임금에 대한 여성 평균임금을 비율로 환산한 ‘성별임금격차’가 35.9%에 달했다. 지난해 36.7%보다는 소폭 줄어든 수치다. 하지만 올해 영국 이코노미스트가 유리천장지수의 평가요소로 공개한 성별임금격차의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12.8%)보다 두배 이상 높다.
상장기업의 남성 평균 근속연수는 12.2년, 여성은 8.2년이었다. 성별 근속연수 격차는 32.6%로 지난해보다 2.6%포인트 줄었다. 성별 근속연수 격차와 임금격차와의 관계를 분석해보니 근속연수 격차가 클수록 임금격차와 높은 상관관계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여가부는 밝혔다.
성별 임금격차가 가장 큰 산업은 사업시설 관리·사업 지원 및 임대 서비스업(48.5%)이었다. 이 산업에 종사하는 남성 노동자는 평균 8.6년, 여성 노동자는 평균 3.9년 일했다. 근속연수 격차가 54.7%로 전체 산업 중 가장 크다. 반면 예술·스포츠 및 여가 관련 서비스업(22.5%)과 전기·가스·증기 및 공기조절 공급업(22.5%)은 성별 임금격차가 가장 작았다. 두 산업 모두 성별 근속연수 격차가 각각 7.6%, 19.7%로 낮은 편이다.
여가부는 “산업별 조사를 통해 성별임금격차 해소를 위해서는 재직여성의 고용유지와 대표성 제고를 위한 정책적 지원과 기업 차원의 개선 노력이 필요하다는 것이 확인됐다”고 말했다.
남녀 모두 1인당 평균 임금이 가장 높은 금융·보험업은 성별임금격차(41.4%)가 높지만 근속연수 격차(10.1%)는 낮은 편이었다.
여가부는 “성별 근속연수 격차보다 ‘낮은 여성 대표성’ 등이 성별임금격차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추정된다”며 “금융·보험업은 여성근로자 비중이 크지만 여성관리자 비중이 낮은 업종”이라고 설명했다.
공공기관에서 일하는 남성 1인당 평균임금은 7760만 원, 여성노동자 임금은 5610만 원으로 27.8%의 격차를 보였다. 공공기관 남성 평균 근속연수는 13.8년, 여성은 8.8년으로 격차가 36.1%였다. 공공기관 성별임금격차와 근속연수 격차는 전년보다 각각 0.8%포인트, 2.1%포인트 줄었다.
한편 현행 전자공시시스템상에는 기업별로 성별 근로자의 연간 급여 총액과 1인 평균 급여액만을 공시하도록 돼 있어 성별 임금 격차의 구체적 원인 등을 파악·분석하는 데 한계가 있다.
여가부는 “앞으로 고용형태와 직급, 등기·미등기 임원별 임금 정보를 성별로 분리해 공시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