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십년간 지지부진했던 용산 개발이 본격화하고 있다. 최근 용산 지구단위계획에 대한 주민공람도 실시했다. 성장현 서울시 용산구청장은 “용산을 한국의 맨해튼으로 만들겠다”고 자신있게 말했다.
용산 지구단위계획 대상 지역은 용산역 일대와 남쪽으로는 한강변, 북쪽으로는 서울역 일대까지 포함한다. 남영동, 후암동, 용산2가동 등 8개 동에 걸쳐 있는데다 규모도 용산구 전체 면적의 16%를 차지하고 있다. 서울시가 2001년 처음 지구단위계획구역으로 지정했고 2010년 계획을 변경했다. 2016년 재정비 관련 용역이 진행된 결과가 올해 나왔다.
민선 5기부터 12년째 용산구청장에 재임하고 있는 성 구청장은 용산 개발에 대한 애정이 남다르다. 그는 “용산 개발은 국가 위상을 결정하는 중차대한 사안”이라며 “용산공원 조성에 맞춰 녹지축을 동서로 연결하고, 경부선 지하화 프로젝트까지 용산지도를 넘어 서울지도를 바꾸는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용산정비창 부지는 국제적 역량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개발해 대한민국 랜드마크로 기존 국제업무단지 기능을 유지하며 국제 업무·상업·문화·주거시설 등을 포함한 복합시설로 조성할 예정이다.
성 구청장은 용산정비창과 캠프킴 부지에 대한 정부의 주택공급안과 관련해서는 “잘못된 얘기”라고 일축했다.
그는 “서울 한복판에 공공주택이 과도하게 공급되면 교통, 복지 인프라 부족 등 문제가 심각해진다”고 우려했다. 이어 “용산공원은 역사가 있는 살아있는 박물관이고 우리들만의 것도 아니고 미래의 후손들이 살아갈 곳"이라며 "온전한 공원을 만들어 부끄러움 없는 땅을 물려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경부선 지하화에 대해서는 “서울역에서 용산까지 가는 국철을 지하화하는 것은 건설사에 공사를 맡기고 필요한 만큼 철도 부지를 제공해서 수십년간 이용할 수 있도록 하면 비용은 많이 들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철도 지하화는 용산구 힘만으로 추진하기 힘들다”며 “국토교통부가 사업비 등을 이유로 신중한 입장을 보이고 있으나 서울시와 뜻을 모아 정부를 설득하고 당면 문제들을 하나씩 해결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문화체육관광부는 ‘이건희 미술관’ 건립 후보지 중 하나로 용산을 선정했다. 용산가족공원 내 문체부 소유 부지 활용 방안도 제시했다.
성 구청장은 “교통과 문화 시너지에서 용산을 넘어설 수 있는 곳은 없다”며 자신감을 보였다. 그는 “KTX, 신분당선, GTX, 공항철도 등 모든 철도가 용산으로 들어온다”며 “국립중앙박물관, 한글박물관, 전쟁기념관 등 20여 개에 달하는 용산의 크고 작은 박물관들과 시너지 효과를 낼 것”이라고 말했다.
최일선에서 주민들과 소통하며 구정을 이끌어 가는 구청장의 고민도 털어놨다. 성 구청장은 “정치인들은 본인들 이익에 따라 파를 나누며 구민들을 혼란스럽게 하고 상처를 주는 경우도 있다”며 “이럴 때 지방자치단체장들은 구민과 공감대를 형성해 신뢰를 쌓고 전체를 안고 가야하는 노력이 더 필요해진다”고 토로했다.
성 구청장은 임기 마지막까지 지구단위계획 완성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약속했다. 그는 “임기 전 서울시와 협의해서 지구단위 계획을 완성시켜야 다음 구청장이 어려움 없이 개발에 속도를 붙일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