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하이닉스가 8인치 파운드리(Foundry) 기업인 키파운드리를 인수하며 파운드리 사업 확장에 속도를 낸다. 지난 5월 8인치 파운드리 생산능력을 2배로 늘리겠다고 공언한 지 반년만의 결정이다.
SK하이닉스는 29일 매그너스 반도체 유한회사로부터 키파운드리 지분 100%를 5758억 원에 인수하는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키파운드리는 SK하이닉스(당시 하이닉스반도체)가 2004년 10월 비메모리 부문을 분리해 매각한 기업인 매그나칩반도체의 파운드리 사업과 청주공장(팹 4)이다. 2019년 3월 국내 사모펀드 운용사에 매각됐다가 17년 만에 SK하이닉스의 품으로 돌아오게 됐다.
SK하이닉스는 2년 전 키파운드리의 사모펀드 매각 당시 키파운드리 팹 인수 자금 조달을 위해 설립한 특수목적회사(SPC)에 재무적 투자자(FI)로 참여해 49.8%를 출자한 바 있다.
키파운드리 인수 주요 목적은 SK하이닉스가 지닌 파운드리 생산능력을 확대하는 것이다.
현재 SK하이닉스는 8인치 파운드리 자회사 SK하이닉스시스템아이씨(IC)를 보유하고 있다. 두 회사는 모두 전력 반도체(PMIC), 디스플레이 구동칩(DDI), 마이크로컨트롤러유닛(MCU) 등 비메모리 반도체를 위탁 생산한다.
키파운드리와 시스템IC의 월별 생산능력은 8~9만 장 규모로 비슷하기 때문에 키파운드리 인수가 완료되면 SK하이닉스 파운드리 생산능력은 2배로 늘어난다.
SK하이닉스 측은 “키파운드리 인수는 SK하이닉스의 파운드리 생산능력을 2배 확대하는 데 이바지할 것으로 기대한다”라며 “앞으로 당사는 8인치 파운드리 역량을 보강해 시스템 반도체 경쟁력을 키우고, 글로벌 반도체 공급망 안정화와 국내 팹리스(Fabless) 생태계 지원에도 나서겠다”고 강조했다.
SK하이닉스에 파운드리 사업은 순익 자체로 놓고 보면 비중이 크지 않지만, 안정적인 사업구조를 확보하기 위한 일환이라는 점에서 중요하다. 올해 SK하이닉스는 기존 70% 가까이 D램에 편중됐던 매출 비중을 낸드와 파운드리로 다양화하며 전반적인 반도체 시장 지배력을 높이는 데 주력하고 있다.
그동안 SK하이닉스는 파운드리 생산능력을 확대하기 위해 여러 옵션을 검토해왔다.
박정호 부회장은 지난 5월 ‘K-반도체 전략 보고 대회’에서 “8인치 파운드리 생산능력을 2배로 늘리겠다”라고 발표했다. 뒤이어 6월 말엔 8인치 파운드리 업계 및 공급망 관리(SCM) 현황 등을 조사ㆍ분석하는 경력직 채용에 나서는 등 본사 차원에서 파운드리 산업 연구를 진행해왔다.
앞으로 SK하이닉스는 주요 국가의 규제 승인을 얻어 키파운드리 인수를 마무리하겠다는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