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태양광 시장이 성장세를 이어가지만, 중국 업체들의 독점 심화에 우리나라 태양광 업체가 설 자리를 잃고 있다는 진단이 나왔다.
4일 강정화 한국수출입은행 해외경제연구소 선임연구원은 ‘2021년 3분기 태양광산업 동향 보고서’를 통해 올해 글로벌 태양광 시장 규모가 지난해 144기가와트(GW)에서 201GW로 늘어나며 200GW대 시대를 열 전망이라고 밝혔다.
글로벌 발전 설비의 신규 설치량은 약 350GW 규모로, 태양광에 풍력(88GW)까지 더하면 전체 설비에서 신재생에너지가 차지하는 비중은 80%를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
이런 상황에서 중국 기업들의 독점이 더욱 심화하고 있다고 강 선임연구원은 지적했다.
실제로 폴리실리콘, 잉곳, 웨이퍼 등 태양광 핵심 소재 공급의 80% 이상을 중국 기업이 차지하고 있다. 사실상 중국의 소재 공급이 없으면 국내에서 태양전지나 모듈을 만드는 게 불가한 상황이라는 얘기도 나온다.
더구나 최근 중국 기업들이 태양전지와 모듈 생산 설비에 대대적인 투자로 집행하고 있어 국내 기업과 중국 기업 간의 생산용량 격차는 더욱 벌어질 전망이다.
실제로 글로벌 태양광 시장 호황세와 비교하면 국내 태양광 기업의 실적 개선세는 더디다.
중국의 론지 솔라(Longi Solar)의 올 상반기 영업이익은 지난해보다 41.1% 늘어난 9억1000만 달러로 사상 최대 실적을 경신했다. 폴리실리콘 생산업체인 퉁웨이(Tongwei)도 같은 기간 6억5000만 달러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작년보다 207% 커졌다.
한화큐셀, OCI 등 국내 기업의 경우 소재 기업과 제품기업 간의 실적 차이가 드러났다.
최근 폴리실리콘 가격이 급등하며 소재 사업의 실적은 개선되지만, 태양전지나 모듈 등 제품에 이 변동분이 온전히 반영되지 못하고 있는 영향이다.
태양광 원료인 폴리실리콘을 제조하는 OCI는 올 3분기 영업이익이 1946억 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997% 증가했다.
같은 기간 태양광 모듈 제조업체인 한화큐셀의 영업이익은 957억 원으로 적자 전환했다. 미국발(發) 물류 대란으로 선박을 이용한 제품 수출에 차질을 빚는 데 더해 폴리실리콘과 웨이퍼 등 원자재 가격 강세가 부정적 영향을 끼쳤다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한 태양광 업계 관계자는 "중국 기업들의 물량 공세로 우리 기업들의 경쟁 환경이 나날이 악화하고 있어 기업들은 자체적으로 생존을 위한 경영전략을 마련해야 한다"며 "기업 개별적으로 대응하는 데 한계가 있는 만큼 정부 차원에서도 태양광 산업 보호를 위한 조치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