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유행 이후 호흡기 감염병 환자가 최대 99.7%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보행자 교통사고도 크게 줄었다. 다만 코로나19 확진에 대한 두려움, 돌봄공백, 소득·소비 격차, 고용률, 삶의 만족도 등 대부분 사회지표는 큰 폭으로 악화했다.
통계청이 10일 발표한 ‘한국의 사회동향 2021’ 자료를 보면, 지난해 영유아, 학령기 의료이용자는 전년 대비 50% 안팎으로 줄었으며, 개인위생 강화로 월별 인플루엔자, 급성상기도감염, 폐렴 등 호흡기 감염성 질환의 외래환자 수는 적게는 37.9, 많게는 99.7% 감소했다.
다만 개인위생 강화를 제외한 지표들은 대부분 악화했다. 지난해 6월 이후 코로나19 확진에 따른 ‘낙인 두려움’은 감소하고 있으나, 여전히 국민의 절반 이상(56.5%)이 확진 뒤 사회적 비난과 피해에 두려움을 느끼고 있었다. 코로나19 이후 아동(막내자녀 기준 만 0~8세)의 돌봄공백 비율은 36% 안팎을 오갔다. 보육기관 휴원·휴업 등으로 가정 내 양육(73.3%)이 주된 보육체계로 작동했고, 조부모·친인척 돌봄(24.0%), 기관 이용 지속(16.8%)이 뒤를 이었다.
사회적 거리두기에 따른 사회활동 제약으로 지난해 출생아 수와 혼인 건수도 각각 10.0%, 10.7% 줄었다. ‘출산의향의 실현분석과 출산율 예측에 관한 설문조사’ 결과 25~39세 기혼여성의 31.2%가 출산의향이 약화했다. 출산계획을 연기하거나 임신 회피를 시도했다는 응답도 각각 27.6%, 19.9%에 달했다. 혼인에 대한 인식은 코로나19 확산 이후 부정적으로 변화했다.
교육·훈련, 노동, 소득·소비·자산 분야에선 온라인수업 확대로 가정 경제상황에 따른 학업 격차가 확대됐다. 가정 경제상황이 좋은 학생일수록 사교육 참여시간이 늘어난 결과다. 또 가정 경제성향이 ‘하’인 집단에선 학교별로 27.1~33.0%가 ‘기기 성능으로 수업 방해를 받았다’고 답했다.
청년층은 구직난에 허덕였다. 전문대졸 이상 남성의 지난해 8~9월 고용률은 전년 동기보다 12.1%포인트(P) 하락했고, 고졸 이하 여성의 고용률은 지난해 3~4월 14.4%P, 10~11월 14.9%P 각각 내렸다.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고용 충격이 도·소매업, 숙박·음식점업 등 대면서비스업종과 건설업 등에 집중돼서다.
이는 가구 소비지출에도 영향을 미쳤다. 가구 소비지출은 지난해 1분기 8% 감소했으며, 2분기(1%)에는 전년 동기 수준을 유지하다 3분기와 4분기 다시 2~3% 감소했다.
주거, 여가, 범죄·안전 분야에선 2020년 이후 주택 매매가격이 지속해서 올랐지만, 상업용 부동산의 임대가격지수는 오피스와 중대형·소규모 상가를 중심으로 하락했다. 지난해 1월 대비 올해 6월 주택 매매가격의 경우, 세종이 72%로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수도권은 28% 올라 전국 평균보다 높았다.
그나마 지난해 보행자 교통사고는 전년보다 21.6% 줄었다. 비대면 수업 확산과 외출 자제로 어린이와 청소년 교통사고 건수가 각각 47.6%, 36.5% 급감했다. 코로나19 이후 개선된 몇 안 되는 지표다.
주관적 웰빙, 사회통합 분야에서는 20대 청년층의 객관적·주관적 고립이 심화했으며, 사회적으로 고립된 집단에서 삶의 만족도와 긍정정서는 낮게 나타났다. 주관적 웰빙은 코로나19 전후 차이보단 사회적 고립 여부에 따른 차이가 더 컸다.
한편, 코로나19 위기 속 정부 대응에 대한 평가는 확진자 수보단 증가하는 확진자 수에 대응하는 정부의 정책대응 속도와 연관성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8월 설문조사(중복응답)에서 코로나19 위기 시대에 ‘정부의 행정능력이 강화해야 한다’는 의견이 80.2%로 가장 높았으며, ‘경제적 격차 해소(74.5%)’, ‘치안과 질서유지 강화(72.1%)’가 뒤를 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