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의 인공지능(AI) 연구 자회사 카카오브레인이 내년 글과 이미지를 한 번에 이해하는 AI 모델을 공개한다. 또 그동안 축적해 온 AI 기술력을 바탕으로 헬스케어, 금융 등 실제 산업 현장에서 이를 활용하는 방안도 제시할 전망이다.
김일두 카카오브레인 대표는 20일 온라인 기자간담회를 열고 카카오브레인의 초거대 AI 로드맵과 내년도 핵심 기술 연구 계획, 방향성 등을 발표했다.
카카오브레인이 선보일 AI 모델은 ‘이미지 텍스트 멀티모달(Multi-modality)’ 모델이다. 멀티모달이란 글(텍스트)과 이미지, 음성을 동시에 이해할 수 있는 AI 모델이다. 이를 적용하면 이미지를 글로 표현하거나 글에 맞는 이미지를 검색할 수 있게 된다. 내년 초 카카오브레인은 멀티모달 AI 모델과 데이터셋을 한 번에 공개할 방침이다.
멀티모달 AI를 활용한 서비스도 예고했다. 김 대표는 “멀티모달 AI는 단편적으로 다음 등 검색엔진에서 이미지 검색 섹터를 많이 바꿀 것”이라며 “카카오톡 내에서 이미지를 검색하거나 카카오가 제공하는 다양한 커머스 검색 서비스에 이 기술을 먼저 적용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언급했다.
내년부터 카카오브레인은 이처럼 고도화한 AI 기술을 헬스케어, 교육, 금융 등 다양한 산업 현장에 적용할 계획이다. 김 대표는 “기술이 기술적 성취에만 머무르지 않고 실제로 세상을 바꾸는 기술로서 의미가 있을 수 있도록 도전을 해보려고 한다”며 “교육과 헬스케어 분야에서 주요한 문제를 놓고 도전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헬스케어 산업에서는 AI를 활용해 단백질 구조를 예측하며 신약 개발 과정을 단축하겠단 목표를 세웠다. 단백질의 3차원 구조를 파악하기 위해서는 경우의 수를 대규모로 따져야 하는데, AI를 활용하면 이를 빠르고 정확하게 예측할 수 있게 된다. 단백질 간의 상호작용을 예측할 수도 있다.
김 대표는 “신약을 개발하는 프로세스를 많이 간소화하며 인류가 질병에 대응하는 수준을 높일 수 있을 것”이라며 “내년 아주 집중적인 투자가 이뤄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를 위해 카카오브레인은 AI 신약을 개발하는 헬스케어 스타트업 ‘갤럭스’에 50억 원을 투자하고 공동 연구에 나서겠다고 밝힌 상태다. 또한 카카오의 헬스케어 CIC와의 협업 가능성도 높게 점쳤다.
교육 분야에서 AI 기술력을 활용하겠다는 구상도 내놨다. 김 대표는 “구체적으로 사업 모델이 나오지는 않았다”면서도 “언어나 코딩 등 AI가 도와줌으로써 큰 혁신을 일으킬 수 있는 아이디어가 모이고 있는 상황”이라고 언급했다.
또한 카카오 공동체 안에서 앞서 공개한 언어 모델 ‘코지피티(KoGPT)’ 등을 기반으로 AI 연결 센터(AICC)를 운영할 가능성도 있다. 김 대표는 “고객센터에서 언어모델 기반 기술을 갖고 일부를 대체함으로써 주요 고객의 사항을 빠르고 정확하게 처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어 내년 상반기부터 카카오뱅크와의 협업 가능성을 제시했다. 그는 “카카오뱅크는 기본적으로 ‘콘택트 센터(CC)’인 은행을 모바일로 옮겨놓은 구조”라며 “AICC가 상당히 중요한 만큼 업무협약을 맺고 공동 연구를 진행하며 이런 부분을 들여다보고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