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수출입은행이 본부장급 임금피크제 적용을 위한 논의 절차에 돌입했다.
지난해 국정감사에서 본부장급은 임금피크제 대상에 포함되지 않아 ‘형평성’에 어긋난다는 지적이 나왔기 때문이다.
하지만 노사 간 견해차가 있어 본부장급 임금피크제 적용 여부가 결정될 때까진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
15일 수출입은행에 따르면 본부장 및 준법감시인의 임금피크제 적용에 대한 안건이 지난달 22일 열린 노사협의회에 올라왔지만, 결론을 내지는 못한 것으로 확인됐다.
수출입은행은 본부장 임기를 보장하는 차원에서 임금피크제 적용을 유예하고 있다. 통상 직원의 경우 만 57세부터 임금피크제 적용대상이 되고 임금피크제 진입 후에는 정년인 만 60세까지 3년간 임금을 10%씩 하향 조정한다.
그러나 본부장의 경우에는 임기 중이면 만 57세가 도래해도 임기 만료 시까지 임금피크제 적용을 유예할 수 있다. 본부장의 임기는 기본 2년에 행장 권한으로 1년이 연장돼 보통 3년이 보장된다.
지난해 10월 국정감사에서도 수출입은행 본부장급의 임금피크제 적용 유예에 대한 지적이 나왔다. 임원 등을 제외한 전 직원이 임금피크제 대상임에도 특정 직책에 대해 임금피크제 적용을 유예하는 것은 형평성의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는 것이다.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김주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에 따르면 수출입은행의 2017년부터 작년 10월까지 본부장(준법감시인 포함)현황을 확인한 결과, 본부장 전체 22명 중 16명이 임기 중 임금피크제 진입 시기가 도래했음에도 이를 적용받지 않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임금피크제 유예기간은 최소 6개월에서 최대 2년 6개월이었다.
당시 김 의원은 “정책금융기관으로서 모범을 보여야 할 수출입은행이 기형적으로 임금피크제를 운용하는 것은 옳지 않다”라며 “임금피크제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면 제도 개선을 요구해야 하고, 임원 확대 등 내부적인 직무와 인력 운영에 문제가 있다면 적극적으로 바로잡아야 한다”고 꼬집었다.
수출입은행의 지난해 말 임금피크제 대상은 50명으로 전체 직원 중 4.7%에 달하고 올해 5.6%, 내년 6.0%로 늘어날 전망이다.
수출입은행이 본부장급에 대한 임금피크제 적용을 결정하기까진 다소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예상된다. 사측에선 본부장의 임금피크제 적용을 요구했으나 노조는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최근 국책은행 노조는 전체 임직원 수 제한을 받는 상황에서 명예퇴직 조건의 개선 없이 임금피크제만 확대한다면 노동력 저하만 가져올 수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수은 관계자는 "본부장 임금피크제 적용에 대해 노사 간 이견이 있어 추후 다시 논의하기로 했다"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