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책은행 노동조합이 여야 대통령 선거 후보의 지방이전 공약을 강력히 규탄했다. 특히 야권의 공약으로 제시된 산업은행 부산 이전과 관련해 국책은행에 대한 이해도가 떨어지는 것이라며 즉각 철회를 요구했다.
금융노조 국책은행 지방이전 저지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한 산업은행, 기업은행, 수출입은행 노동조합은 18일 성명서를 발표하고 “여야 정치권은 국책은행 지방이전은 국가경쟁력 약화로 이어질 질못된 정책으로 인정하고 국민 기만을 멈춰야 한다”라고 밝혔다.
앞서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는 지난 15일 산업은행의 부산 이전을 공약으로 내건 바 있다.
이에 대해 노조는 산업은행의 국가 경제에서의 역할을 강조하며 지방 이전은 국가 금융의 경쟁력 저하로 이어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노조 측은 “산업은행은 중소·중견기업에 저금리로 대출하고 구조조정 중인 기업과 벤처기업 등에 매년 수십조 원에 달하는 자금을 지원하는데 이 과정에서 매년 조 단위의 손실이 발생한다”라며 “본 손실은 자본시장 업무와 해외 금융기관과의 거래, 계열 대기업 대출 등에서 발생하는 이익으로 주로 충당한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안타깝게도 손실은 지방에서 주로 그리고 이익은 서울에서 주로 일어난다”라며 “다시 말해 산업은행은 서울 및 수도권에서 잉여자금을 회수해 지방에 재분배함으로써 수도권과 지방 간 금융 격차를 해소하는 역할을 하고 있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노조는 “산업은행을 부산으로 이전시키면 주 수익원으로부터 배제돼 지역 균형 발전을 지원하기 위한 자금을 포기해야 한다”라며 “결국 직원이 많지 않은 산업은행의 지방 이전의 지역경제 기여 효과는 타 지역 소재 기업들의 자금조달 비용 상승이라는 배보다 배꼽이 더 큰 손실을 초래하고 만다”라고 부연했다.
노조는 산업은행의 부산 이전은 곧 동아시아 금융중심지 정책의 포기와 직결된다고도 주장했다.
노조는 “국민연금의 전주 이전이 전 국민의 노후를 책임지는 국민연금의 경쟁력 저하로 이어진 것은 누구나 다 아는 사실”이라며 “산업은행·수출입은행·기업은행 등 국책은행마저 지방으로 이전한다면 이는 각 기관의 경쟁력 상실을 넘어 전체 대한민국 금융의 경쟁력 저하로 이어질 것이 자명하다”라고 지적했다.
이어 “해외에서 발생하고 있는 여러 기회 요인에도 불구하고 아직 동아시아의 금융중심지로 확고히 자리 잡고 있지 못한 상황에서 내적 금융경쟁력을 더 약화시켜 어쩌겠다는 것인가”라고 반문했다.
마지막으로 노조는 “매번 선거 때마다 정책금융기관들의 특수성과 업무 중요도를 상기시키는 것도 이젠 지겹다”라며 “여야는 국토균형 발전에 역행하고 국가 경쟁력을 파탄시킬 국책은행 지방이전 발언을 중단하라”라고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