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예대금리차 확대로 호실적을 거둔 시중은행의 성과급 잔치에 지방은행이 소외되고 있다. 지방은행 역시 작년 크게 개선된 성적을 거뒀지만, 임직원 성과급은 아직 확정하지 못하고 있다.
19일 금융권에 따르면 5대 지방은행(부산·경남·대구·광주·전북은행) 중 BNK부산은행을 제외하고는 모두 구체적인 2021년 성과급 규모를 확정하지 못한 것으로 확인됐다.
BNK경남은행은 현재 성과급에 관해 노사 협의를 진행 중이다. 대구은행은 노사 협의는 마쳤으나 구체적으로 숫자가 나오진 않은 상황이다.
전북은행은 노사 협의 중으로 2월이나 돼야 성과급의 윤곽이 잡힐 전망이다. 광주은행은 성과급 관련 협의가 진행조차 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성과급을 확정했더라도 규모는 시중은행에 미치지 못한다. 부산은행은 성과급 100% 지급을 확정했다. 시중은행이 올해 300% 이상의 성과급을 확정한 것과 비교하면 상대적으로 작은 규모다.
한 지방은행 관계자는 “노사에서 성과급을 협의하는 중이지만 지방은행의 성과급 수준은 시중은행을 밑돌 것”이라고 분위기를 전했다.
최근 KB국민·신한·하나·우리은행 등 4대 시중은행은 기본급의 300% 수준에서 성과급을 지급하기로 노사 간 합의했다. 2020년 성과급 200%를 크게 웃도는 수준으로, 시중은행은 작년 11월 기준 은행 예대금리차는 2년 3개월 만에 최고치를 경신하며 실적이 개선되자 성과급 확대를 결정했다.
지방은행 역시 지난해 크게 개선된 실적을 거뒀다. 대출 증가세가 컸고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상이 단행되면서 예대마진이 크게 늘며 수익성이 개선됐기 때문이다.
BNK부산은행의 3분기 누적 순이익은 3681억 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2.8% 증가했다. 같은 기간 BNK경남은행이 54.6% 증가한 2289억 원의 순이익을 달성했으며, 전북은행은 31.7% 증가한 1195억 원, 광주은행은 18.6% 늘어난 1633억 원의 순이익을 기록했다. 대구은행은 순이익이 무려 40.3%나 증가한 2856억 원에 달했다.
두 자릿수 실적 성장에도 지방은행이 성과급 지급에 적극적이지 않은 까닭은 올해 지방은행을 둘러싼 경영환경이 만만치 않기 때문으로 해석된다.
금융당국의 가계부채 관리 강화에 따라 올해 가계대출 성장세가 제한되고 주요 수익원인 기업대출마저 지방 중소기업의 경영 악화로 순탄치 않을 것으로 보인다. 또, 코로나19로 비대면 영업이 강화되는 상황에서 지역의 제약이 없는 빅테크의 영업 확대는 디지털 대응력이 상대적으로 부족한 지방은행의 경쟁력 저하로 이어질 수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성과급은 실적과 미래 기회ㆍ위기 요인 등을 고려해 결정하는 부분"이라며 "최근 지방은행을 위협하는 빅테크, 디지털, 대출 건전성 등의 요인들이 있다는 것을 고려해야 한다"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