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지난해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에서 1위를 차지했다. 하지만 애플이 중국 시장에서 크게 선전하면서 그 격차가 줄고 있다. 이에 삼성전자가 중국을 포함한 글로벌 시장 점유율을 높일 수 있을지 관심을 끈다.
20일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지난해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을 분석한 결과(소매판매량 기준) 삼성전자가 18.9%로 점유율 1위였다. 애플은 지난해 창사 이래 최고 판매량을 기록하며 2위(17.2%)를 차지했다. 그 뒤를 △샤오미(13.6%) △오포(11.4%) △비보(9.6%)가 이었다.
전년 대비 성장률 부문에서는 애플이 25.5%를 기록한 반면 삼성전자는 0.9%로 5개 업체 중 가장 낮았다. 특히 2021년 전체를 놓고 보면 삼성전자가 1위지만 4분기에는 애플에 1위 자리를 내줬다.
시장조사업체 캐널라이스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애플의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은 22%로 2020년 4분기(23%) 이후 1년 만에 1위에 올랐다. 이는 애플 아이폰13의 중국 판매 호조가 주효했다. 아이폰 13은 중국 스마트폰 시장에서 최근 6주 연속 1위를 차지했다.
캐널라이스는 “아이폰13의 높은 중국 시장 출하량은 전례 없는 일”이라고 표현하면서 “애플은 아이폰13 출시 당시 중국에서 가격을 동결하는 등 적극적인 마케팅을 펼쳐왔다”고 밝혔다.
아울러 이전 시리즈인 아이폰12의 역할도 컸다. 이윤정 카운터포인트리서치 연구원은 “중국 시장은 비보ㆍ오포가 중가대 스마트폰 시장을 주로 차지하고 있으며 애플이 최신 모델인 아이폰13을 비롯한 구형 모델들도 꽤 잘 팔리면서 예상보다 더 선전하고 있다”라며 “과거 미국 제재에 반해 애국 소비가 중국에서 짙었지만 조금 사그라들었으며, 애플 구형 모델의 가격이 하락하면서 중국 소비자들의 구매 가시권 안에도 들었다는 점도 주효했다”라고 분석했다.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 규모를 보면 중국은 약 3억 대 수준으로 1위, 미국은 약 1억3천만 대로 2위를 차지하고 있다. 이 때문에 지난해 삼성과 애플의 근소한 격차와 4분기 애플의 1위라는 결과는 중국 시장의 역할이 컸다는 분석도 나온다.
삼성전자는 한국, 러시아, 루마니아, 브라질 등 43개국에서 1위를 이어가고 있지만, 중국에서는 0%대 점유율에 머물러 있다. 중국이 중요한 시장인 만큼 삼성전자가 중국 시장에서 점유율을 회복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강민수 카운터포인트 연구원은 “삼성이 중국 내에서 취할 수 있는 가장 좋은 전략은 플래그십 영역에서 타 안드로이드 경쟁자와 명백한 차별점을 제공해 중국의 프리미엄 시장에서 점유율을 높이는 것”이라며 “독자적인 차별성을 가지고 점유율을 높여 간다면 부차적으로 중국에서의 시장 점유율도 일정 수준 회복할 가능성은 있다”고 말했다.
다만 삼성전자가 중국 스마트폰 시장에서 점유율을 회복하기란 쉽지 않다는 지적도 나온다.
강 연구원은 “현실적으로 삼성전자가 중국 스마트폰 시장에서 다시 점유율을 회복할 가능성 적어 보인다”며 “중국에서의 상위의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는 기업들은 각각의 부분(Segment)에서 강점이 있고, 이러한 강점을 유지할 경쟁력이 충분히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삼성의 제품이 가져다줄 수 있는 독보적인 베네핏이 없다면 쉽게 교체가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며 “중저가 영역에서의 경쟁에서는 중국의 독특한 앱ㆍ서비스 생태계 때문에 중국업체 대비 우수한 차별성을 추구하기 힘들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