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달비 1만원 시대 주목받는 ‘공공배달앱’…실효성 물음표 '여전'

입력 2022-02-09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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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성동구·경남 창원시 등 공공배달앱 도입 추진...배달앱 사업 중도 포기하는 지자체도 잇따라

(자료제공=경기도주식회사 )
(자료제공=경기도주식회사 )

지자체들이 공공배달앱을 잇따라 도입하고 있지만 실효성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다. 치솟는 배달료를 낮춰 소비자의 부담을 줄이겠다며 도입을 이어가고 있지만 배달료 절감에 의문을 제기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이용하는 소비자가 적어 제 몫을 하지도 못한 채 사라지는 경우도 있어 예산 낭비 논란이 불가피해 보인다.

8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서울 성동구청은 올해 초 자체 공공배달앱 제작에 나섰다. 지난달과 이달 두 차례에 걸쳐 성동형 배달앱 개발 및 운영사를 모집하기 위한 용역 사전 규격 공개를 진행했다. 성동구청 관계자는 “구체적인 운영 방안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지만 구청이 관리·감독하고 모집 업체가 앱을 운영하는 형태로 사업을 진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경상남도 창원시는 상반기 출시를 목표로 공공배달앱을 제작 중이다. 오는 20일까지 배달앱 이름을 짓는 네이밍 공모전을 진행한다. 지난해 10월 일부 지역을 대상으로 시범 운영을 시작한 부산의 ‘동백통’은 지난달 19일부터 부산시 전역에서 정식 서비스를 시작했다. 관련업계에 따르면 현재 전국 곳곳에서 약 20여 개의 공공배달앱이 운영되고 있다.

이들 지자체가 공공배달앱을 도입하고 나서는 것은 고공행진하는 배달앱 배달료를 낮춰 소비자들의 부담을 줄이기 위해서다. 군산 ‘배달의 명수’와 경기도 ‘배달특급’의 시장 안착 사례도 지자체의 배달앱 사업 추진에 영향을 미쳤다. 2020년 3월 처음 선보인 배달의명수는 지난해까지 가맹점 수 1400여 개소, 가입자 수 13만4000여 명을 확보하고 누적 매출 162억 원을 달성했다. 군산시 인구가 약 26만 명인 점을 고려하면 시민 절반 이상이 공공배달앱을 사용하고 있는 셈이다.

배달특급도 7일 기준 누적거래액이 1200억 원을 돌파했다. 회원수는 약 70만 명, 누적 주문수는 470만 건에 이른다. 자체 앱 제작에 나선 서울 성동구는 지난달 경기도 배달특급을 운영하는 경기도 주식회사와 업무협약(MOU)를 맺고 제작 노하우를 제공 받기도 했다.

▲서울 강남구 삼성동 일대에서 배달 라이더가 분주히 움직이고 있다.  (뉴시스)
▲서울 강남구 삼성동 일대에서 배달 라이더가 분주히 움직이고 있다. (뉴시스)

하지만 소비자들의 외면으로 운영난을 겪다 사업을 포기하는 사례도 적지 않다. 전남 여수의 ‘씽씽여수’는 하루 평균 주문 건수가 10여 건에 불과해 지난해 운영사가 10개월 만에 운영을 포기하고, 1월 새 사업자를 찾았다. 대전의 ‘부르심’도 지난해 12월 운영사가 포기 의사를 밝혀 또다른 앱인 ‘휘파람’으로 일원화됐다. 경주의 ‘달달’ 역시 하루 이용자 수가 수십여 건에 불과하다. 혈세를 낭비했다는 비난을 피하기 어려워 보인다.

그나마 성공한 경기도 배달특급도 실제 영업 현장에서 미치는 영향력은 미미하다. 경기도 용인시에서 요식업을 운영 중인 자영업자 A 씨는 “배달특급 주문이 평소 거의 들어오지 않는다”며 “지역 화폐나 할인 쿠폰을 뿌리는 특정 날짜에만 주문이 밀려 들어온다”고 말했다.

배달료 절감에 의문을 제기하는 지적도 이어진다. 한 배달앱 관계자는 “쿠팡이츠가 단건 배달을 시작하면서 출혈 경쟁이 시작됐고, 신한은행 ‘땡겨요’ 등장에 공공배달앱까지 커져 플랫폼 경쟁이 점점 가열되고 있는 것”이라며 “치열한 경쟁은 배달료에 영향을 미치고, 공공배달앱도 결국 배달대행사를 쓰기 때문에 배달료를 낮추는 데 큰 도움이 되지 않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일부 자영업자들 사이에선 공공배달앱이 조금이나마 수수료 부담을 줄일 수 있는 만큼 홍보를 늘려 활성화할 필요가 있다는 목소리도 있다. 이 관계자는 “지난 3년간 경기도가 배달특급에 투입한 예산은 총 200억 원을 넘는다”며 “공공배달앱은 예산과 배달 인력 문제, 홍보 등 안고 있는 과제 등 넘어야 할 산이 많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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