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성공단이 폐쇄 6년을 맞았지만 피해보상을 둘러싼 진통이 끊이지 않고 있다. 공단 폐쇄 조치에 대한 헌법소원은 합헌으로 결론났고, 경영난에 시달려온 입주기업들은 한계 상황에 내몰려 있다.입주기업들은 지난 6년간 이어온 추가 대책에 대한 요구를 앞으로도 이어나갈 방침이다.
개성공단이 폐쇄가 10일자로 6년째를 이어가고 있다. 125개 기업, 5만 여명이 근무했던 개성공단은 2016년 2월10일부터 가동이 중단됐다. 당시 박근혜 정부가 북한의 4차 핵실험과 장거리 미사일 발사 등 도발에 대응하기 위해 개성공단 폐쇄를 결정했다. 정권이 바뀐 뒤 남북 관계에도 한 때 훈풍이 불었지만 공단 재개로 이어지진 않았다.
개성공단이 폐쇄되면서 입주기업들은 경영난에 시달려왔다. 중소기업중앙회가 지난해 2월 공단 폐쇄 5년을 맞아 진행한 설문 조사에서 응답기업 111곳 중 76.6%가 2015년보다 2020년 매출액이 줄었다고 답했다. 매출액 50억 원 미만의 영세기업은 매출이 76.1% 급감했다. 정부는 이같은 경영난을 해소하기 위해 직접적인 지원을 비롯해 저금리 융자와 이자 납부 유예, 세제 지원, 해외수출판로 개척, 경영컨설팅 등의 지원을 이어왔지만 생산설비를 현지에 그대로 두고 나온 기업들에는 역부족이었다.
특히 피해규모에 대한 정부와 입주기업 간 입장 차가 크다. 기업들이 공단 폐쇄로 인한 피해액으로 신고한 금액(9649억 원)은 1조 원에 달한다. 투자자산과 유동자금, 미수금 등이 포함된 액수다. 여기에 영업손실까지 포함하면 피해액은 1조5000억 원에 이른다는 게 협회와 기업들의 주장이다. 그러나 정부가 실태조사를 통해 확인한 피해액은 7861억 원이고, 이 중 5700억 원 수준의 지급이 이뤄졌다. 기업들이 주장하는 피해액의 3분의 1에 불과하다.
공단 폐쇄 이후 경영 정상화에 나서지 못한 기업들은 잇따라 문을 닫았다. 개성공단기업협회 관계자는 “30% 안팎의 기업들이 무기한 휴업과 폐업을 결정했다”며 “이 중 7~8곳의 기업이 폐업절차를 밟은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말했다.
입주 기업들은 추가 피해보상을 촉구하고 있지만 정부의 현금성 지원은 2018년 이후 집행되지 않고 있다. 정부가 발간한 ‘2019년 통일백서’를 살펴보면 “개성공단에 대한 직접적 피해지원을 사실상 마무리했다”고 기술하고 있다. 직접적인 지원이 추가적으로 이뤄지지 않을 가능성에 무게가 쏠린다.
여기다 개성공단 폐쇄 조치가 적법절차 위반 및 재산권 침해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헌법 재판소의 판단까지 나오면서 입주기업 사이에선 망연자실한 분위기가 확산했다. 다만 입주기업들은 정부의 추가지원에 대한 촉구를 계속해나갈 방침이다. 입주기업 대표 30~50명과 개성공단기업협회는 이날도 공단 폐쇄 6주년을 맞아 청와대 앞에서 지원 대책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