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달받은게 없다.", "전화 연결이 잘 되지 않았다.", "(자가진단검사 키트를 찾는) 문의가 계속 있지만 언제 들어올지 모른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변이종인 오미크론 확산에 일일 확진자 10만 명 시대가 코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16일 이투데이가 전해들은 현장의 목소리는 답답함 그 자체였다.
인천 송도에 거주하는 김 모(38·여) 씨의 경우 10일 코로나19 양성 판정을 받았다. 다음날 남편과 자녀 두 명도 확진됐다. 보건소에서 받은 연락이라고는 양성 통보 메시지 외에 따로 없었다.
아이들은 증상이 없었지만 김 씨와 남편은 목감기 증상이 계속됐다. 약이 필요해 보건소 홈페이지를 통해 재택치료 의료상담지원센터를 찾았지만 거리가 꽤 멀었다. 전화연락은 됐지만 확진자 치료와 관련해 전달받은 게 없다는 얘기만 들었을 뿐이다. 급한 마음에 인터넷으로 비대면 진료병원을 알아봤고 집 근처 내과에서 처방을 받을 수 있었다. 약은 지인에게 부탁해 전달받았다.
김 씨는 "코로나 확진 전에 병원에서 감기약을 처방받아 하루이틀 여유가 있었지만 대리처방을 부탁할 사람이 마땅치 않아 답답했다"며 "아이들이 아팠거나 증상이 심했으면 더 불안했을 것"이라고 전했다.
재택치료 대상자를 60세 이상과 50세 이상 고위험·기저질환자인 집중관리군과 일반관리군으로 나눠 관리하는 치료체계로 변경됐지만, 집중관리군에 대한 관리도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었다.
서울 양천구에 사는 강 모(44·남) 씨는 11일 양성 판정을 받았고, 같이 살고 있는 어머니 박 모(72) 씨도 이틀 뒤 확진 판정을 받았다. 집중관리군인 박 씨가 감기 증상이 보여 약을 받고 싶었지만 재택치료 의료상담센터와의 전화 연결은 잘 되지 않았다. 수십 번의 시도 끝에 통화할 수 있었지만, 돌아온 답변은 당장 해줄 수 있는 게 없다는 것 뿐이었다.
약이 도착한 것은 3일 뒤였다. 집중관리군에 지원되는 해열제, 체온계, 산소포화도 측정기, 세척용 소독제 등이 담긴 재택치료 키트도 3일 뒤 도착했다. 자가검사키트는 받지 못했다. 하루 2회 유선모니터링 역시 확진 후 3일 동안 받지 못했다. 약이 도착하기 전 집에 있는 감기약으로 버틴 사흘은 불안함 그 자체였다. 강 씨는 "집중관리군 환자는 체온, 혈압 등 건강정보를 입력하는 애플리케이션(앱)을 설치하고 하루 2번 건강상태를 입력해야 하지만 어르신들이 하기 어렵다"며 "안내 전화번호도 여러 개라 헷갈리고 이용하는 데 힘들었다"고 토로했다.
자가검사키트는 여전히 구하기 힘든 상황이다. 서울 영등포구에서 약국을 운영하는 이 모(40·여) 씨는 "자가검사키트를 찾는 문의가 계속 있지만 들어오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이 씨는 "어제 들어온다고 했는데 안 들어왔고 오늘도 언제 올지 모른다"며 "물량도 시간도 모른다. 주는대로 받고 있다"고 답답해 했다.
한편, 11일 확진돼 이날로 6일째 재택치료 중인 류근혁 보건복지부 제2차관은 이날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의료기관에 약 처방을 받으려 몇 번 전화했는데 안 받았다"며 "재택치료를 처음하는 대부분의 국민은 당황하고 혼란스러울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최대한 신속하고 자세히 안내할 수 있도록 중수본에서 (안내 방식) 개선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