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서 540개ㆍ우크라이나서 현재 251개 임상 중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고강도의 대러시아 제재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사태가 장기화할 경우 의료기기 수출이 타격을 입고, 임상 시험의 지연 및 차질이 생길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한국바이오협회는 28일 ‘러시아-우크라이나 사태가 헬스케어 산업에 미치는 영향’ 보고서를 통해 이같이 우려했다.
바이오협회 바이오경제연구센터에 따르면 러시아 의약품 시장은 2020년 기준 282억 달러(약 34조 원)로, 유럽 시장 내에서 402억 달러(약 48조5000억 원)의 시장 규모를 가진 독일 다음으로 두 번째로 큰 시장이다. 이 가운데 수입 비중은 56.3%로 높지만, 주로 다국적 회사들이 주도하고 있다.
하지만 의료기기 분야에서 우리나라는 주요 수입 국가다. 러시아 의료기기 시장에서 수입 비중은 약 70%로 우리나라는 중국, 독일, 미국, 일본에 이어 5위 수입국이다. 2020년의 경우 2억 3000만 달러(약 2775억 원) 규모의 의료기기를 우리나라로부터 수입했다.
우크라이나의 경우 주요 의약품 수입국은 중국과 인도, 러시아, 스페인, 스위스 등으로 우리나라와의 거래는 미미하다. 다만 의료기기는 사정이 다르다. 우크라이나는 의료기기의 약 90%를 수입에 의존하는데, 우리나라는 중국, 독일, 미국, 일본에 이어 5위 수입국이다. 2020년 기준 2300만 달러(약 277억 원) 규모의 의료기기를 우리나라로부터 수입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따라 임상 차질도 예상된다. 러시아에서는 지난 25일 현재 540개의 임상이 진행 중이며, 우크라이나에서는 251개의 임상이 이뤄지고 있다.
보고서는 “의약품 분야에서 우리나라의 러시아 및 우크라이나 수출 비중은 미미하지만, 의료기기 분야에서 우리나라의 러시아 및 우크라이나 수출비중은 5위로 높은 상황으로 사태 지속 시 우리 기업의 러시아 및 우크라이나로의 의료기기 수출에 대한 타격 불가피하다”면서 “러시아 및 우크라이나에서 진행되고 있는 다국가 임상시험의 지연과 중단 등 차질도 예상된다”고 봤다.
이어 “현재까지의 상황에서 러시아에 대한 의약품 및 의료기기 수출 대금 결재에 대한 제한 조치는 취해지지 않은 것으로 파악되나 향후 러시아 경제제재 추가 등에 따른 불확실성이 존재한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