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부터 상장사에서 물적분할된 자회사가 재상장하기 위해선 주주 보호를 위한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
6일 금융위원회는 이 같은 내용이 담아 ‘기업지배구조보고서 가이드라인’을 개정한다고 발표했다. 기업지배구조보고서 공시제도는 상장기업이 기업지배구조의 핵심 원칙 준수 여부를 공시하고, 지키지 못했을 경우 그 사유를 설명하도록 한 제도다. 자산 규모 1조 원 이상인 코스피 상장사(265개 사)가 대상으로, 개정된 내용은 올해 보고서 제출 시한인 5월부터 적용된다.
이번 개정은 LG화학이 핵심 사업인 배터리 사업부를 LG에너지솔루션(LG엔솔)으로 물적분할 후 상장한 데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한때 주당 100만 원이 넘는 황제주였던 LG화학은 핵심 사업부가 LG엔솔로 떨어져 나가면서 그 가치가 하락해 현재 50만 원 선으로 내려왔다. 반면 LG엔솔은 기관투자자 수요예측에서 주문 금액 1경 원이 몰렸고, 상장하자마자 삼성전자에 이어 시가총액 2위에 올랐다.
금융위는 LG화학과 같은 모회사 주주의 피해를 인지하고 기업지배구조보고서상 물적분할, 합병 등 기업의 소유구조가 변할 때 기업이 주주 보호를 위한 정책 등을 기술하도록 원칙을 만들었다. 이번에 신설된 세부 원칙은 ‘기업은 합병, 영업양수도, 분할, 주식의 포괄적 교환 및 이전 등과 같은 기업의 소유구조 또는 주요 사업의 변경에 있어 소액 주주 의견 수렴, 반대 주주 권리 보호 등 주주 보호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이다.
원칙이 신설됨에 따라 자산 규모 1조 원 이상인 코스피 상장사 중 자회사를 물적분할해 상장하려는 회사는 주주 보호 정책(간담회 개최, 물적분할 후 자회사 상장절차 엄격화, 배당 확대 또는 자사주 매입 등 주주 환원 정책 강화 등)을 스스로 마련해 보고서에 기술해야 하고, 정책이 없는 경우엔 그 이유를 설명해야 한다. 또 주주와의 의사소통 관련 항목에 소액 주주와의 소통 사항이 추가됐다. 소액 주주에게도 기업이 중요 정보를 적극적으로 제공하도록 독려한 것이다.
금융위는 이번 가이드라인 개정 외에도 △물적분할 후 자회사 상장 반대 주주에 대한 권리 보호 장치 마련 △자회사 상장 심사 시 기업의 주주 소통 노력에 대한 내실 있는 심사 등을 포함한 다양한 방안을 검토 중이다.
이 외에도 이번 보고서 개정에는 △계열기업과의 내부거래, 경영진 등과의 자기거래에 대한 포괄적 이사회 의결이 있을 때 내용과 사유를 주주에게 설명 △최고경영자 승계정책의 주요 내용 문서화 등의 내용이 담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