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기업 10곳 중 4곳은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공약을 실천하지 않을 것이란 바라봤다. 18 ·19대 대선 당시 박근혜, 문재인 대통령 당선인은 중소기업 10곳 중 9곳에 국정운영에 기대감이 크다는 조사 결과를 받은 것과 비교하면 낮은 수치다.
14일 중소기업중앙회(중기중앙회)는 국내 중소기업·소상공인 300개 사를 대상으로 실시한 ‘제20대 대통령에게 바란다, 중소기업·소상공인 의견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조사결과 응답기업 10곳 중 6곳(58.7%)이 대통령 당선인이 중소기업 정책공약을 실천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었지만, 4곳(41.3%)은 실천하지 않을 것이라고 응답했다.
구체적인 항목을 따져보면 ‘매우 잘 실천할 것이다’(14.0%), ‘다소 잘 실천할 것이다’(44.7%), ‘잘 실천하지 않을 것이다’(31.0%), ‘전혀 실천하지 않을 것이다’(10.3%)였다. 소재지별로는 대통령이 중소기업 공약을 실천할 것으로 응답한 비중이 ‘수도권’(55.3%)보다 ‘비수도권’(62.0%)에서 6.7%p 높게 나타났다.
이번 조사 결과는 과거 18·19대 대선 당시 진행했던 중기중앙회 설문과는 비교적 낮은 수치다. 2012년 12월 중기중앙회가 중소기업CEO 15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한 결과에 따르면 응답자의 97%가 박근혜 당선인이 내세운 중소기업 공약이 잘 지켜질 것이라고 답했다. 2017년 19대 대선 당시에도 문재인 대통령 당선인에 대한 중소기업·소상공인 300개 사 대상 의견조사에서 공약 실천 의지를 물음에 89.3%가 기대한다고 응답했다.
이번 조사 결과에 대해 중기중앙회 관계자는 “개표 당시 윤 당선인이 48.56% 국민께 지지를 받았던 결과와 비교하면 10%p 이상 높이진 결과여서 긍정적으로 볼 요소가 있다”며 “다만 결과가 6대 4 정도의 비중이라서 당선인이 긴장감을 가지고 정책을 펼쳐야 한다는 판단도 나온 결과”라고 강조했다.
윤 당선인의 공약 이행을 위해 가장 중요한 요소로는 ‘중소기업계와 소통 강화’(43.3%)가 가장 많이 꼽혔다. 이어 ‘국정과제 입안과정에 중소기업계 참여’(19.7%), ‘중소기업 대표·근로자 포상을 통한 사기진작’(19.0%) 등의 순이었다.
응답 기업들은 새 정부가 경제 활력 제고를 위해 중점을 둬야 할 국정 키워드로 ‘코로나19 위기극복’(49.3%)을 가장 많이 선택했다. 그 뒤를 ‘일자리 창출’(37.3%), ‘대·중소기업 양극화 해소 및 불공정 거래관행 개선’(33.0%), ‘성장잠재력 확충’(26.7%) 등이 이었다.
대통령의 중소기업 정책공약 중 중점적으로 추진돼야 할 과제는 ‘주52시간제·중대재해법 등 노동규제 개선’이 49.0%로 가장 많았다. 납품단가 제값 받기 등 ‘대·중소기업 양극화 해소’(48.3%)도 중점 과제로 꼽혔다.
김기문 중기중앙회장은 “새 정부에서는 현장과의 소통을 강화해 중소기업을 옥죄는 주52시간제·중대재해법 등 노동규제 개선과 대·중소기업 양극화 해소 등을 통해 688만 중소기업이 고용과 성장의 중심이 되는 중소기업 성장시대가 만들어지길 기대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