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부터 2017년의 한국의 주당 근로시간이 OECD(경제협력개발기구) 국가 중 가장 큰 폭으로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와 함께 2017년 이후 국내에서 주 52시간 근무제가 시행됨에 따라 근로시간 감소폭이 더 늘어나 로봇에 의한 자동화가 가속화될 것이라는 주장이 제기됐다.
28일 중소기업중앙회에 따르면 마지현 파이터치연구원 선임연구원과 라정주 연구원장은 OECD 국가 25곳의 2011∼2017년 근로시간 데이터를 분석한 연구 결과를 공개했다. 연구 결과, 이 기간 한국의 주당 근로시간은 4.5% 줄어들어 조사 대상국 중 감소 폭이 가장 컸다. OECD 25개국의 주당 근로시간은 평균 1.3% 감소했다.
또한, 연구팀은 단순 노동자의 근로시간이 1% 줄어들면 로봇에 의한 자동화가 1.13~1.15% 촉진된다고 주장했다. 이에 따르면 근로시간 감소폭 가장 큰 우리나라의 노동시장이 로봇에 의해 일자리를 대체될 가능성이 큰 것으로 풀이된다.
주 52시간제 시행으로 인해 AI기술 영향력 커지면서 인간의 업무를 보조하는 것이 아니라 완전히 대체할 시기가 좁혀진 것이라고 연구팀은 분석했다. 연구팀은 “시장에 맡겨두었으면 큰 부작용 없이 근로시간이 줄었을 텐데, 정부가 주 52시간 근무제를 도입하여 개입함으로써 부작용만 양산하는 결과를 낳았다”고 말했다.
이어 새 정부의 주 52시간제 전면 재검토가 진행돼야 한다고 했다.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의 핵심 노동 공약은 ‘노동시간 유연화’다. 주 52시간제를 대대적으로 손질하겠다는 공약을 내건 바 있다. 윤 당선인은 공약집을 통해 “선택적 근로시간제의 정산기간을 현행 1~3개월에서 1년 이내로 확대하겠다”며 주 52시간제 예외 업종 확대 등도 제시했다.
중소기업들은 윤 당선인이 주52시간제 등 노동규제를 탄력적으로 운영하겠다는 공약에 기대감을 드러냈다. 14일 진행된 중기중앙회 설문에서 윤 당선인의 중소기업 정책공약 가운데 중점적으로 추진돼야 할 과제에는 ‘주52시간제·중대재해처벌법 등 노동규제 개선(26.2%)’을 가장 많이 꼽았다.
연구팀은 “한국은 주 52시간 근무제가 시행되기 전에 이미 주당 근로시간이 빠르게 줄고 있었다”며 “새 정부에서는 주 52시간 근무제를 심도 있게 재검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