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월 24일 출시된 SCP삼립 포켓몬빵은 한 달 만에 약 700만 개의 판매량을 올렸다. 40여 일만에 1000만 개 판매 돌파를 눈앞에 두고 있다.
높은 인기에 품귀현상까지 벌어졌다. SPC삼립은 공장 3곳을 24시간 돌려 포켓몬빵을 하루 약 24만~25만 개 생산하고 있으나 수요를 감당하지 못하고 있다.
포켓몬빵의 선풍적인 인기에 전문가들은 과거 출시돼 10대들의 인기를 끌었던 포켓몬빵이 현재 20~30대가 된 당시 주 소비자들의 향수를 자극하는 등 ‘추억 마케팅’이 성공했다는 분석을 내놨다.
그러나 최근에는 단순 추억을 넘어선 모습이다. 과거의 향수에 더해 MZ세대의 특성이 더해지며 오픈런, 리셀 등으로 분화하는 모양새다. 포켓몬빵 열풍에 편승해 ‘끼워팔기’와 같은 지나친 상술로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한편, 범죄에도 악용되고 있다.
마트, 편의점 등 포켓몬빵 판매처에는 연일 입고 시간에 맞춰 ‘오픈런’이 벌어지고 있다. 계속되는 입고 문의와 일부 과격하게 포켓몬빵을 구하는 손님들이 많아져 고통을 호소하는 편의점주들도 크게 늘었다. ‘포켓몬빵 품절’이라는 종이가 다수 편의점 입구에 붙어 있는 것을 흔하게 볼 수 있다.
급기야 온라인 커뮤니티와 SNS상에서는 띠부띠부씰 ‘시세표’까지 등장했다. 가장 비싼 포켓몬은 ‘뮤’와 ‘뮤츠’로 포켓몬빵 출시 초기 닌텐도 스위치를 증정하는 이벤트 상품으로 희소성을 높인 바 있다. 최근 시세표에 따르면 뮤츠와 뮤는 5만 원대에 거래되고 있다.
이 같은 포켓몬빵 열풍은 MZ세대의 소비·재테크 성향을 자극한 결과라는 분석이다.
김난도 서울대학교 소비자학과 교수 등이 펴낸 ‘트렌드 코리아 2022’에서는 ‘득템력’을 키워드로 MZ세대 소비 특성을 정의한다. 득템력은 경제력만으로는 얻을 수 없는 희소한 물건을 얻을 수 있는 능력을 뜻한다.
‘트렌드 코리아 2022’는 득템력이 두드러지는 것은 단지 구하기 어려운 한정상품이 늘었다는 사실을 넘어 상품의 희소성 개념이 바뀌는 새로운 시장의 탄생을 의미한다고 진단한다.
명품, 신발, 시계 등이 수요에 못 미치는 물량이나 한정판 상품을 판매하는 것이 이 ‘득템력’을 통한 마케팅 전략으로 읽힌다.
희소성 높은 상품들이 속속들이 나타남에 따라 이를 되파는 리셀 역시 MZ세대 재테크 수단으로 여겨지고 있다. 띠부띠부씰 거래가 활성화된 것도 리셀 재테크의 일환으로 해석된다. 높은 수익률로 인해 ‘포테크(포켓몬 띠부띠부씰 + 재테크)’라는 말도 나오고 있다.
7일 출시된 냉장 디저트인 포켓몬빵2 4종은 기존 포켓몬빵보다 1000원 비싼 가격이 책정됐다. 이를 통해 기존 상품의 희소성을 지킬 수 있게 됐다. 포켓몬빵2 역시 출시 첫날 품귀 현상을 불러오며 중고거래 플랫폼에 등장하는 등 인기를 이어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