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에 따라 부산은 혁신도시 사업의 일환으로 문현금융단지를 조성하였다. 부산국제금융센터(BIFC)를 건립하였고, 한국자산관리공사·한국예탁결제원·주택금융공사 등 공공 금융기관들이 이전되었다. 혁신도시 추진 사례 중 부산 혁신도시는 상대적으로 성공한 사례로 평가받았다. 다른 혁신도시들에 비해 지역 인재채용 비율과 지역 밀착도가 높았기 때문이다. 이전 공공 금융기관들의 만족도도 높아 혁신도시 시즌2의 모델이 되고 있다. 그러나 국책은행, 외국계 은행, 금융회사 등이 부족하여 금융중심지로서의 선진화와 국제화 등에 있어서는 한계를 드러내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윤석열 당선인이 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의 부산 이전을 공약으로 제시하여 지역에서는 큰 희망을 품고 있다. 선거 과정에서 “부산이 세계 최고의 해양도시 또는 첨단도시로 발돋움하려면 금융 자원이 뒷받침돼야 한다”며 ‘산업은행의 부산 이전’을 공약했다. 지역 대표 언론사가 모인 한국지방신문협회와의 인터뷰에서도 “부산·울산·경남에는 산업은행의 주요 거래 기업인 조선업 등의 사업장이 있는데 부산이 국제금융 중심지로 발전하는 데 산업은행의 국제금융 기능이 큰 기여를 할 것”이라고 언급하였다. 나아가 “산업은행 하나 가지고는 안 되고 대형 은행과 외국 은행들도 부산에 자리 잡을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발표하여, 한국수출입은행 등 기타 국책 및 특수은행들과 금융공기업들 이전도 기대하고 있다.
산업은행은 막대한 자본금과 정책금융 자금을 운용하고 있어 이전하게 된다면 부산을 포함한 부·울·경 지역의 금융집적도와 인프라를 성장시키는 계기가 될 것이다. 특히 산업은행이 국내 정책금융의 70% 정도를 집행하고 있어 부·울·경 지역의 기업들에 정책 자금이 신속히 조달되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이 부산에 본점을 두게 된다면 동남권 산업 환경은 한 단계 업그레이드될 것이며, 이와 연계하여 금융회사, 투자 관련 회사들의 동반 이전도 기대할 수 있어 명실상부한 금융중심지로서 발돋움할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다.
현재 산업은행의 자본금은 약 30조 원이며, 직원 수만 3300여 명이다. 수출입은행 역시 자본금 11조8700억여 원에 직원 수는 1200여 명에 달한다. 지역인재할당제를 통해 부산지역 대학 출신들의 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 취업을 기대할 수 있으며, 본점 유치를 통한 수백억 원의 지방세 수입 등도 지역균형발전에 큰 역할을 할 것으로 전망된다.
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의 이전을 위해서는 관련 법을 개정해야 하는데, 서병수 국민의힘 의원이 각 은행의 본점을 서울에서 부산으로 변경하는 일부개정법률안을 대표 발의한 상태다. 현재 산업은행의 일부 관계자들이 이전을 반대하고 있으나, 국책은행으로서 지역균형발전이라는 큰 시대적 사명에 따라 대승적 차원에서의 수용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글로벌 컨설팅 전문기관인 지옌그룹이 실시한 국제금융센터지수 평가에서 부산은 126개 국제금융도시 가운데 지난해보다 3계단이 오른 30위를 기록했으며, 2020년 상반기에 비해서는 2년 사이 21계단이 상승했다. 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이 부산으로 이전한다면 이들 은행의 세계 금융기업들과의 활발한 거래 활동이 글로벌 금융중심지를 지향하는 부산에 힘이 될 것이다. 또한 부산의 금융도시로서의 위상은 더욱 확고해질 것이다.
대통령직인수위원회에서는 지역균형발전특별위원회도 설치하여 새로운 국토균형발전방향을 제시하고 있다. 당선인이 주창한 ‘부울경 중심축 균형발전론’의 실현을 위한 구체적인 실행 방안들도 도출될 전망이다. 새 정부의 국정 핵심과제에 국책은행의 지역 이전을 포함한 혁신도시의 새로운 버전이 제시되어 부산뿐만 아니라 지방 도시들이 새로운 도약을 할 수 있는 계기가 마련되기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