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평등인식 개선됐지만…맞벌이 가정서도 자녀돌봄은 여전히 '여성 몫'

입력 2022-04-19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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맞벌이 가정 자녀 돌봄 여성 1.4시간, 남성 0.7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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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국민의 전반적인 성평등 인식이 5년 전보다 개선됐지만 실제 자녀 돌봄과 집안일에서는 여전히 여성 몫이 더 큰 것으로 나타났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자녀 학교 휴업 등을 경험하면서 이런 현상이 더욱 강화된 것으로 보인다.

19일 여성가족부(여가부)가 발표한 ‘2021년 양성평등 실태조사’에 따르면 ‘가족의 생계는 주로 남성이 책임져야 한다', ‘직장생활을 하더라도 자녀에 대한 주된 책임은 여성에게 있다'에 대한 응답은 각각 29.9%와 17.4%를 기록했다. 이는 직전 조사인 2016년 각각 42.1%와 17.4%에 비해 확연히 줄어든 것이다. 다만, 맞벌이인 경우 '주로 아내가 가사와 돌봄을 한다'는 응답엔 여성은 65.6%가, 남성은 59.1%가 각각 동의해 ‘현실’과는 차이가 있었다.

맞벌이 가정의 자녀 돌봄 시간은 여성 1.4시간, 남성 0.7시간으로 여성이 두배 길었다. 특히 12세 이하 아동이 있을 경우 평일 중 자녀 돌봄 시간은 여성 3.7시간, 남성 1.2시간으로 세 배 차이였다. 자녀의 나이가 어릴수록 여성의 손이 더 많이 간 셈이다.

‘숙제 또는 공부 지도’의 경우 여성은 ‘(매우) 자주한다’는 응답이 57.0%로 높았지만, 남성은 ‘때때로 한다’는 경우가 40.6%로 가장 많았다. ‘부모 참여 활동’의 경우 여성 45.0%가 ‘(매우) 자주한다’고 답했지만, 남성은 ‘때때로 한다(42.5%)'와 ‘하지 않는다(41.7%)'가 비등한 수준으로 조사됐다.

홑벌이일 경우엔 여성 비중이 확연히 높았다. 남성 홑벌이 가정일 때 자녀돌봄과 집안일을 주로 남편이 한다는 응답은 여성 2.4%, 남성 3.4%에 불과했다. 여성 홑벌이 가정일 때도 주로 아내가 한다는 응답이 여성 54.9%, 남성 51.6%에 달했다. 여성의 경우 홀로 가정 경제를 책임지는 경우에도 돌봄과 가사노동에서 자유롭지 못한 셈이다.

마경희 한국여성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우리사회의 성평등인식이 변화하기는 했지만 ‘규범적으로 이래야 한다’는 공감대이지, 내면화된 공감대는 아닐 가능성 있다”고 분석했다.

‘코로나19로 인해 가사, 돌봄 부담이 증가했다’는 물음에서도 모든 연령대에서 여성 응답이 남성보다 높았다. 다른 연령대보다 응답률이 높은 30~39세(여성 35%, 남성 24.1%)와 40~49세(여성 42.2%, 남성 27.%)에서 성별 격차가 가장 크게 드러났다.

최문선 여가부 여성정책과장은 “성평등 인식 면에서 ‘정치적으로 올바른 게 무엇인지’ 생각하는 개인적 인식수준이 높아졌지만 아직 실천으로까지 연결되지 못했고, 개인 인식이 변했다고 하더라도 조직 차원에서는 여전히 다양한 연령대로 구성돼 있어서 그 변화의 수준을 따라가지 못하는 것”이라고 봤다.

또 “제도적으로 일, 가정 양립제도를 활성화할 필요가 있겠다”면서 “부부동시육아휴직 허용, 임신 중 육아휴직 허용, 3+3 부모육아휴직 등 많은 제도 변화가 있는 만큼 남성의 육아(돌봄)참여율을 높일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이번 조사는 지난해 9~10월 15세 이상 가구원 8726명을 대상으로 방문 면접과 인터넷 조사를 병행했으며, 전체 응답률은 95%였다. 응답자 성비는 여성 52.0% 남성 48.0%다. 5년 단위로 조사하며, 이번 조사에는 ‘코로나19가 미친 영향’ 항목을 추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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