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승찬의 미-중 신냉전, 대결과 공존사이] ④ 우주공간 패권경쟁

입력 2022-04-21 05:00 수정 2022-04-27 0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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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르테미스 對 창어(嫦娥), ISS 對 톈궁(天宮)…희토류 쟁탈전 넘어 스타워즈로

2021년 6월 중국 우주비행사 3명을 태운 선저우(神舟) 12호가 2022년 말 완공을 앞두고 막바지 운영 테스트 중인 우주정거장에 3개월간 체류하고 성공적으로 귀환했다. 그리고 10월 우주정거장의 핵심 모듈인 톈허(天和)와 도킹을 위해 3명의 비행사를 태운 유인우주선 선저우 13호가 발사되었다. 우주정거장인 톈궁(天宮) 조립과 건설 관련 기술테스트, 각종 장치 설치 및 과학실험 등을 성공적으로 수행하고 중국 우주개발 역사상 최장기록인 183일간 우주에 체류하고 2022년 4월 16일 지구로 무사히 귀환했다. 앞서 3월 30일에는 미국 항공우주국(NASA) 우주비행사와 러시아 우주인 2명이 국제우주정거장(ISS)에서 세계 최장기록인 355일을 체류하고 귀환했다.

우주공간에서 얼마나 체류하는지를 두고 미·중 양국이 보이지 않는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우주 체류기간에서 미국이 승리한 것처럼 보이지만 자국산이 아닌 러시아 유인우주선인 소유스 MS-19를 타고 귀환한 것을 감안하면 어떻게 보면 반만 승리한 셈이다.

▲중국 우주비행사 예광푸(가운데)가 이달 16일(현지시간) 유인우주선 선저우(神舟) 13호를 타고 중국 네이멍구 둥펑착륙장에 착륙한 뒤 지상요원의 도움을 받아 귀환 캡슐 밖으로 나오면서 손을 흔들고 있다.
 네이멍구/AFP연합뉴스
▲중국 우주비행사 예광푸(가운데)가 이달 16일(현지시간) 유인우주선 선저우(神舟) 13호를 타고 중국 네이멍구 둥펑착륙장에 착륙한 뒤 지상요원의 도움을 받아 귀환 캡슐 밖으로 나오면서 손을 흔들고 있다. 네이멍구/AFP연합뉴스

ISS 운영 2030년까지 6년 연장

2022년 중국의 독자적인 우주정거장인 텐궁 건설 완공이 가시화되자 미국의 발걸음이 점점 빨라지고 있다. 2021년 12월 미국은 러시아, 유럽, 일본, 캐나다 등과 공동으로 운영하는 인류 최대 우주실험실인 국제우주정거장의 운영을 2030년까지 6년 연장하기로 했다. 만약 국제우주정거장이 2024년 종료될 경우 중국이 운영하게 될 우주정거장 텐궁이 세계 유일의 우주정거장이 되는 셈이다. 미국으로는 우주항공의 주도권을 중국에 빼앗길 수 없다는 것이다.

도대체 중국의 우주경쟁력 수준은 어디까지 와 있을까? 2021년 한국과학기술기획평가원 분석에 의하면, 2019년 기준 우주산업 관련 미국이 100이라면 중국이 89% 기술 수준에 도달했고, 일본이 86%, 한국은 60% 정도였다. 그러나 미국이 보는 중국의 우주경쟁력은 더 높게 평가되고 있다. 미 국방 정보국이 2019년 발표한 ‘우주안보에 대한 도전’이라는 보고서에서 “미국의 적들은 우주를 무기화하고 있지만, 미국은 이에 대응해야 할 군이나 정책의 비효율성으로 인해 우주 분야의 위협에 대응할 수 있는 능력이 감소하고 있다”라고 경고한 바 있다. 여기서 미국의 적은 중국과 러시아를 의미한다. 특히 중국의 우주경쟁력이 성장하면서 미국의 우주 지배력을 빠르게 약화시키고 있다는 것이다. 게다가 중국이 자체적인 위치정보시스템(GPS)을 통해 미국을 감시하고 추적하고 있다고 미국은 판단하고 있다.

中 우주개발 예산 공개된 것보다 많아

중국 우주산업의 발전은 1960년대로 거슬러 올라간다. 중국 우주개발은 냉전시대 초기 구소련 기술을 이전받으면서 본격적으로 시작되었다. 1960년 소련과의 기술협력으로 미사일 둥펑(東風) 1호를 처음 개발했고, 중국의 성장을 우려한 소련이 중국과 협력을 거부하자 기존 동펑 1회 개발 경험에 기반해 자체적으로 동펑 2호 발사에 성공하게 된다. 그리고 1964년 원자탄, 1967년 수소탄 개발에 연이어 성공한다. 1970년에는 고비사막에서 첫 번째 인공위성을 발사했고, 2003년에는 첫 번째 유인우주선을 성공적으로 발사했다. 약 40년이 지나 미국과 소련에 이어 세계 세 번째로 중국이 유인 우주선 발사에 성공한 것이다. 중국은 이러한 미사일 기술을 개량해 우주발사체 창정 1, 2, 3호 등을 개발했고, 미사일과 핵탄두 결합에 성공하면서 전 세계로부터 중국의 전략, 전술 핵무기를 인정받았다. 로켓 발사도 2018년을 기점으로 미국을 추월하기 시작했다. 2021년 중국의 로켓 발사는 총 48회, 항공 분야 기업들이 발사를 포함하면 총 55회로 세계 1위를 차지한다. 중국의 우주개발 예산은 아직 미국에 비해 월등한 차이를 보이고 있지만 그것은 공개된 수치에 불과하다. 중국은 국방비를 포함해 우주개발에 대한 구체적인 투입 예산이 공개된 것에 비해 훨씬 더 많을 것으로 보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국제우주정거장(ISS)에서 임무를 수행해온 미국인 마크 반데 하이(왼쪽)와 러시아 동료 안톤 슈카플레로프(가운데), 표트르 두브로프 등 세 우주비행사가 지난달 30일(현지시간) 러시아 우주선 ‘소유스 MS-19’ 귀환 캡슐을 타고 지구로 무사히 돌아온 뒤 환한 표정을 짓고 있다.  사진제공 나사
▲국제우주정거장(ISS)에서 임무를 수행해온 미국인 마크 반데 하이(왼쪽)와 러시아 동료 안톤 슈카플레로프(가운데), 표트르 두브로프 등 세 우주비행사가 지난달 30일(현지시간) 러시아 우주선 ‘소유스 MS-19’ 귀환 캡슐을 타고 지구로 무사히 돌아온 뒤 환한 표정을 짓고 있다. 사진제공 나사

달 희토류, 지구보다 10배 이상 추정

우주는 인간이 아직 도달하지 못하고 신적인 존재감과 신비감이 있어 우주산업 프로젝트에 사용되는 명칭 대부분은 미국의 경우 그리스·로마신화, 중국은 고대신화에서 가져왔다. 예를 들어 미국 우주선인 아폴로는 그리스신화의 아폴론에 해당하는 신이고, 달 탐사 프로젝트인 아르테미스는 올림포스 12신 중 하나로 흔히 달의 여신으로 불린다. 중국의 달 탐사 프로젝트인 창어(嫦娥)는 중국 고대신화에 나오는 달의 여신을 의미하는데, 달 탐사를 위해 ‘창어공정’으로 다시 소환되었다. 창어공정은 무인 달 착륙, 유인 달 착륙 우주선 및 달 기지 건설을 포함하는 거대한 프로젝트이다. 아르테미스는 1972년 아폴로 17호를 마지막으로 중단된 미국의 유인 달 탐사계획을 50년 만에 부활시킨 것이다. 중국은 우주항공 로드맵에 2035년으로 예정된 달 무인 연구소 기지 설립을 8년 앞당겨 2027년에 이룬다는 목표를 세웠다. 2022년 1월 초 중국은 향후 10년 내 달 남극 탐사와 국제 달 연구기지 건설 등을 포함한 4단계 달 탐사 프로젝트도 승인했다. 미·중 양국이 치열하게 달 탐사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데는 중요한 목적이 숨어 있다. 바로 희귀자원의 채취이다. 예를 들어, 희귀자원의 지존인 희토류가 지구보다 10배 이상 많을 것으로 추정되면서 우주자원을 두고 본격적인 쟁탈전을 벌이고 있는 것이다.

中 전략지원군 vs 美 우주군 창설

2019년 12월 20일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우주의 새로운 군사적 위협에 적극 대응하기 위해 우주군을 창설했다. 2020년부터 본격적으로 활동하고 있는 우주군은 군사 우주전문가 양성 및 시스템을 구축해 우주패권 유지를 위한 세계 최고의 우주군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2018년 5월 발표된 미국의 국가우주전략 보고서에 따르면 ‘우주를 미국 국가안보의 핵심으로 정하고, 적대세력의 핵심기술 접근 차단과 위협을 억제해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여기서 적대세력 또한 중국을 지칭하는 것이다. 이에 맞서는 중국도 결코 만만치 않다. 중국은 2015년 군사개혁을 통해 육군을 줄이고 공군 역량을 강화하는 조치를 취했다. 이때 탄생된 것이 로켓군, 전략지원군이다. 로켓군은 핵탄두 미사일, 재래식 탄두 미사일을 운용하는 전략 미사일 부대로 2016년 1월 1일 창설되었다. 인민해방군 전략지원군은 군사개혁을 통해 2015년 12월 31일에 창설되었지만 관련 세부 내용은 대외적으로 공개되지 않고 있다. 여러 전문가들의 분석과 매체 정보를 종합하면 사이버 전쟁을 담당하는 부대로 로켓군의 핵전쟁과 우주전쟁을 전담하는 최첨단 우주군으로 보고 있다.

로켓 발사·달 탐사·우주 사이버전쟁…

미국은 중국 GPS 위성시스템인 베이더우 위성, 위성통신, 탄도 전략미사일 탐지도 전략지원군이 관리하고 있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무엇보다 위성 타격용 미사일, 공유 궤도(co-orbit) 시스템 등 스타워즈 기능이 더욱 강화된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트럼프가 미국 우주군을 창설한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본격적인 미·중 양국의 스타워즈가 시작된 것이다. 우주공간을 둘러싼 미·중 간 힘겨루기는 로켓 발사, 자원 확보를 위한 달 탐사, 우주 사이버 전쟁 등 전방위적으로 확산되고 있다. 우주 강대국 간 벌이는 전략경쟁은 우리에게 또 다른 기회와 위협을 던져주고 있다. 우주강국 대한민국으로의 대장정을 서둘러야 한다.

박승찬

중국 칭화대에서 박사를 취득하고, 대한민국 주중국대사관 경제통상관 및 중소벤처기업지원센터 소장을 5년간 역임했다. 또한 미국 듀크대학에서 교환교수로 미중관계를 연구했다. 현재 사단법인 중국경영연구소 소장과 용인대학교 중국학 교수로 재직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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