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동훈 감독의 신작 SF판타지 모험물 ‘외계+인’ 시나리오를 처음 받아본 주연 배우들의 일관된 반응이었다고 한다. 가상의 세계를 배경으로 수많은 CG를 구현해야 하는 작품을 연출하게 된 최 감독 역시 "'암살'이 리얼리즘적 영화였기에 정 반대에 있는 작품을 하고싶다는 생각은 했지만, '외계+인'이 정말 현실화될 수 있을까 생각했다”고 준비 초반을 돌이켰다.
23일 서울 영등포 콘래드서울에서 열린 ‘외계+인’ 제작보고회에 참석한 최 감독과 배우 김태리, 류준열, 김우빈, 소지섭, 염정아, 조우진, 김의성은 전에 없던 상상력을 영화로 구현한 과정을 전했다.
'외계+인'은 엄청난 현상금이 걸려 있는 전설 속 신검을 찾으려는 1390년대 고려 말의 도사들이 2022년으로 넘어와 인간 몸 속에 수감된 외계인 죄수를 쫓는 이들과 만나며 벌어지는 이야기다.
얼치기 도사 무륵(류준열), 천둥 쏘는 처자 이안(김태리), 무기 제조 비즈니스를 함께하며 떼려야 뗄 수 없는 ‘케미’를 선보이는 두 신선 흑설(염정아)과 청운(조우진), 가면 속에 감춰진 자장(김의성)이 고려시대에서 현재를 넘나드는 활약을 선보인다.
2022년 현재의 지구에는 인간 몸에 가둬진 외계인 죄수를 감시하는 가드(김우빈)와 이 모든 상황을 목격하는 형사 도석(소지섭)이 머물고 있다.
최 감독은 “어릴 때부터 외계인이라는 존재를 생각하면 가슴이 설레고 공포스럽기도 했다. 내 어린 시절을 재미있게 만들어준 상상물이 현실이 되면 어떨까 하는 생각으로 만들었다. 한국의 고전 설화가 마법 세계 안에서 펼쳐지고 등장인물들이 만나 운명적인 관계로 얽혀가는 이야기”라고 작품을 설명했다.
가상의 세계를 구현하기 위해 규모 있는 CG작업을 동원해야 하는 SF 판타지 모험물의 특성상 회의 단계에서 "외국 기술력을 빌려와야 하지 않느냐"는 이야기도 나왔다고 했지만, "한국의 영화 만드는 기술이 최고로 가고 있기에 우리 기술력으로 만들 수 있었다"고 했다.
'외계+인'은 13개월 동안 1, 2편을 동시에 촬영했다. 통상적으로 한 편의 상업영화는 3~5개월 동안 촬영한다. 워낙 방대한 분량이라 후반 작업도 1년 넘게 현재진행 중이다. '도둑들', '암살'로 쌍천만 관객을 동원한 스타 감독에게도 이같은 경험은 처음이었다.
최 감독은 "1, 2부 연작으로 가야 더 드라마틱한 과정이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두 편을 동시에 찍느라 시간은 오래 걸렸지만 배우들이 통일성을 가져가며 캐릭터를 온전히 표현하는 모습을 보는 게 즐거웠다"고 회상했다.
우주선을 목격하고 외계인에게 쫓기는 형사 도석 역을 맡은 소지섭은 처음에는 다소 당황했다고 한다. 그는 "다른 대본은 보면 머릿속에 그림이 그려지는데 이 작품은 그렇지 않아 힘들었다. '이게 가능해?' 싶었지만 다행히 영상콘티와 감독님의 정확한 디렉션이 있었다"고 당시를 기억했다.
외계인 죄수를 관리하는 가드 역을 맡은 김우빈 역시 가상의 모험 파트너 썬더를 상상하며 연기해야 했다. 김우빈은 "현장에 모형 썬더가 있었다. 스태프들이 막대기를 달아 썬더가 날아다니는 걸 표현해주면 거기에 시선을 맞춰 연기했다"고 설명했다.
천둥 쏘는 처자 이안 역을 맡은 김태리는 액션 준비에 힘썼다. "'미스터 션샤인' 때처럼 다시 한번 총기와 친해지는 시간이었다. 액션스쿨을 다니며 무술을 많이 준비했고 기계체조, 사격을 하러 다녔다"고 준비 과정을 돌이켰다.
류준열은 자신이 연기한 얼치기 도사 무륵을 "부채 안에 있는 '우왕이좌왕이'와 함께 모험을 떠나는 인물"이라고 설명했다. 조우진은 염정아와 함께 연기한 신선 커플 청운과 흑설에 대해 "사업적 동료이자 도술과 상술을 동시에 부리는 커플"이라고 전했다.
'암살’, '도둑들'로 연이은 흥행에 성공한 이후 신작 '외계+인'으로 다시 한번 호화 캐스팅을 완성해 작품을 선보이게 된 최 감독은 "흥행은 아무도 알 수 없기에 강물에 흘러가는 돗단배처럼 생각한다"고 했다. 이어 "코로나로 국민들이 고생한 것처럼 우리도 힘들게 촬영했다. 이제는 (로코나가) 좀 사라졌으면 좋겠다는 마음으로 국민들에게 별처럼 아름다운 재미를 선사하고싶다"고 개봉을 앞둔 소감을 전했다.
'외계+인'은 다음달 20일 개봉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