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상반기 국내 증시에서 기업공개(IPO) 공모주를 상장 첫날 매도한 투자자와 오랫동안 보유한 투자자들 간에 희비가 엇갈렸다. 상장 첫날 종가 기준으로 매도했을 시 수익을 거둘 확률이 높은 반면, 이후 최근까지 보유했을 경우 수익률이 낮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국내 증시(코스피·코스닥)에 신규상장한 총 30개 종목 가운데 상장일 종가 가 공모가를 상회해 수익을 거둔 종목은 66.5%(20개)로 파악됐다. 올해 상반기 신규상장 종목 10개 중 6개는 플러스 수익을 거둔 셈이다.
신규상장 종목들의 상장일 종가 대비 수익률은 43.9%를 기록했다. 올해 상반기 코스피 등락률이 -21.66%, 코스닥 은 -27.9%를 나타내는 등 하락장이었던 점을 감안하면 IPO 공모주를 상장 첫날 매도 했을 경우 수익을 거둘 확률이 높았던 셈이다.
반면 IPO 공모주를 상장 이후 최근까지 보유했을 경우엔 상대적으로 수익을 거둘 확률이 낮았다. 지난 4일 기준 올해 신규상장 30개 종목들 중 종가가 공모가보다 높은 경우는 43.3%(13개)로 나타났다. 공모가 대비 수익률도 9.3%에 그쳤다.
지난해에도 IPO 공모주들의 상장 당일 수익률이 연말 수익률보다 높았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상장 당일 공모가격 대비 상장 당일 종가 수익률은 57.4%로 공모가격 대비 연말수익률(54.8%)보다 높았다. 상장 당일 공모가 대비 수익률은 2017년 28.6% 2018년 34.5%, 2019년 27.5%, 2020년 56.9%, 2021년 57.4%를 기록 중이다.
기간을 넓혀서 봐도 IPO공모주를 오래 보유할 수록 수익률이 낮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DB금융투자에 따르면 최근 5년간(2017~2022년) IPO 공모에 참가해 상장일 종가에 매도할 경우 75%의 확률로 플러스 수익을 거둔것으로 집계됐다. 반면 보유기간이 길어질수록 수익률은 점점 낮아졌다. 1년이 지난 후에는 50% 후반대까지 떨어졌다는 설명이다.
특히 최근 코스피 지수 레벨과 비슷했던 2017년에 상장한 기업들의 공모가와 비교해봐도 현재까지 공모가를 상회하는 기업은 약 42% 밖에 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유진형 DB금융투자 연구원은 “극소수의 스타가 탄생하는 것을 제외하면 절반 이상의 기업들이 상장일을 고점으로 오랜기간 수급 부담으로 하락하고 있다”며 “공모가 IPO 참여 후 대부분 상장일 장중에 관행적으로 매도하는 현재의 모습은 오히려 단타 매매에 가깝다”고 전했다.
이어 “비상장 단계에서 쌓아온 수급 부담과 IPO 과정에서 기존 투자자 수익률 보장하기 위한 투자밸류가 높은 공모가를 만드는 데 영향을 미치고 있다”며 “비상장단계부터 상장시장과 간극 줄여나가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