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도 4차 백신 대상을 확대하는 등 대책 마련에 나섰다. 문제는 BA.5가 스파이크 단백질에 돌연변이 형질을 갖고 있어 기존 감염이나 백신으로 형성된 항체를 회피하는 능력을 갖췄다는 점이다. 이런 상황에서 국민들은 4차 백신을 맞아야 할 지, 맞는다면 어떤 백신을 맞아야 할 지 혼란스런 모양새다.
한덕수 국무총리가 13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주재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에서 코로나19 4차 백신 접종 대상자를 50대와 18세 이상 기저질환자까지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이러한 조치는 코로나19가 재유행 조짐을 보이기 때문이다.
방역당국은 코로나19 재유행이 9~10월 정점을 보이고, 최악의 경우 하루 확진자 수 20만 명을 돌파할 수도 있다는 전망을 내놓기도 했다. 재원 중환자는 이 기간 동안 최대 1200~1450명, 사망자는 최대 하루 90~100명대로 예상하기도 했다.
코로나19 재유행 원인으로는 여름철 이동량 증가와 실내 감염, 면역 효과 감소 등이 지목된다. 그 중 오미크론 하위 변이종인 BA.5가 가장 큰 원인으로 꼽힌다.
BA.5는 코로나19 우세종이었던 BA.2, 이른바 스텔스오미크론보다 전파력이 강하고 감염과 백신으로 생긴 면역을 회피하는 성질을 가진 것으로 알려졌다.
영국 보건청 연구에 따르면 BA.5의 전파력은 스텔스오미크론보다도 35.1% 빠르다. 또한, 하버드 의대 연구 결과 BA.5는 원형 코로나19 바이러스보다 약 20배, 오미크론·스텔스오미크론보다 약 3배 낮은 중화항체 생성 수준을 보였다고 한다. 백신 접종이나 감염으로 생성된 면역도 뚫어내 감염 혹은 재감염을 일으킬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BA.5 검출률은 7월 1주(3~9일) 기준 35%(해외유입 70%, 국내감염 23.7%)로 나타났다. 해외상황과 같이 BA.5가 우세종으로 자리 잡아가는 추세다.
다만 중증률·사망률 등 치명률이 기존 변이종에 비해 높지는 않은 것으로 관찰되고 있다.
BA.5 확산을 잡기 위해 정부는 4차 백신 확대를 추진하고 있다. 하지만 기존 백신의 경우 BA.5 감염을 예방하는 효과가 높지 않다. 현재 국내에서 접종되는 백신들은 mRNA(메신저 리보핵산) 백신인 화이자, 모더나 등이다.
일각에서는 현재 추가접종을 서두르기보다는 변이용 백신이 개발되면 재유행 이전에 전 국민 접종을 추진하는 것이 더 효율적이라는 목소리도 나온다. 현재 미국에서는 BA.5전용 백신을 개발 중이다. 오는 10월 이후 출시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으나, 내에 도입까지는 수개월이 더 걸려 빠르면 연말, 늦으면 연초쯤에나 가능할 전망이다.
이에 전문가들은 기존 백신을 통한 감염 예방 효과는 낮더라도 치명률·사망률을 줄일 수 있으므로 기존 백신 접종도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7월 1주 기준 코로나19 사망자 중 36.7%가 불완전 접종자인 만큼, 백신 접종으로 치명률을 줄여야한다는 것이다.
임숙영 중앙방역대책본부 상황총괄단장은 12일 브리핑을 통해 “아직 예방접종에 참여하지 않았거나 접종을 완전히 끝내지 않은 분들은 예방접종에 꼭 참여해달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