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2분기 가구당 월평균 소득이 1년 전보다 12.7% 늘어 역대 최대 증가 폭을 기록했다. 코로나19 방역 조치 완화로 서비스업 업황이 개선돼 근로소득과 사업소득이 증가했고, 소상공인 손실보전금 지급 등으로 이전소득이 크게 늘어난 영향이다.
통계청은 18일 발표한 '2022년 2분기 가계동향'에서 올해 2분기 가구당 월평균 소득은 483만1000원으로 1년 전보다 12.7% 증가했다고 밝혔다. 이는 관련 통계가 시작한 2006년 이래 역대 가장 큰 증가 폭이다. 물가 변동의 영향을 제거한 실질 소득 증가율은 6.9%를 기록했다.
소득 유형별로 보면 전체 소득에서 가장 큰 비중(64.0%)을 차지하는 근로소득은 288만7000원으로, 고용 개선 등의 영향으로 5.3% 증가했다. 사업소득은 거리두기 완화로 서비스업 업황이 개선되면서 14.9% 늘어난 92만7000원으로 집계됐다. 사업소득의 증가 폭은 통계 집계 이래 역대 최대다. 이전소득은 89만3000원으로 44.9% 늘었다. 특히 공적이전소득이 67만9000원으로 61.5% 증가했다. 이는 2차 추가경정예산(추경)에 따른 소상공인 손실 보전금 지급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이진석 통계청 가계수지동향과장은 "지난 2분기 취업자 수 증가 등 고용 상황이 개선되고 거리두기 해제 등으로 숙박음식점업, 도소매업 중심으로 서비스업 업황이 개선됨에 따라 근로소득과 사업 소득 모두 증가했다"며 "특히, 2차 추경에 따른 소상공인 손실 보전금 지급 등의 영향으로 공적 이전 소득이 크게 증가하면서 총소득 증가를 견인했다"고 설명했다.
거리두기 해제로 외부 활동이 늘어 소비도 증가했다. 올해 2분기 가구당 월평균 가계지출은 350만8000원으로 전년 같은 분기보다 6.0% 증가했다. 이 중 소비지출은 261만9000원으로 5.8% 늘면서 2010년 2분기 이후 최대 증가 폭을 기록했다. 다만, 실질 소비지출은 물가 상승의 영향으로 0.4% 증가하는 데에 그쳤다.
소비지출은 오락·문화에서 19.8% 증가한 가운데, 음식·숙박(17.0%), 의류·신발(12.5%), 교통(11.8%) 등에서 크게 늘었다. 거리두기 완화로 대면업 등 외부활동 관련 소비가 증가한 것이다. 반면, 식료품·비주류음료 지출은 1.8% 감소했고, 주거·수도·광열(-3.3%), 가정용품‧가사서비스(-9.4%) 등에서도 지출이 줄었다.
세금, 사회보험료, 경조사비 등 비소비지출은 88만8000원으로 6.6% 증가했다. 구체적으로는 소득세·재산세 등 정기적으로 내는 세금인 경상조세가 6.0% 늘었고, 사회보험료(10.1%), 가구 간 이전지출(7.9%) 등이 늘었다. 반면, 부동산취득 관련세 등 비경상조세는 43.3% 감소했다.
소비와 저축 등에 쓸 수 있는 처분가능소득은 크게 늘었지만, 소비로 이어지지는 못했다. 올해 2분기 가구당 월평균 처분가능소득은 394만3000원으로 전년 대비 14.2% 증가했다. 처분가능소득은 가구의 소득에서 비소비지출을 뺀 금액으로, 소비 지출과 저축 등으로 처분할 수 있는 소득을 의미한다.
처분가능소득에서 소비지출을 제외한 흑자액은 132만3000원으로 1년 전보다 35.2% 증가했고, 흑자율은 33.6%로 5.2%포인트(P) 상승했다. 다만 처분가능소득에서 소비지출이 차지하는 비율인 평균소비성향은 66.4%로 1년 전보다 5.2%P 하락했다. 평균소비성향은 2분기 기준으로는 역대 최저치이며, 지난해 4분기부터 3분기 연속으로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분위별로 가계수지를 보면, 1분위(소득 하위 20%)부터 5분위(소득 상위 20%)까지 가구소득이 모두 늘어난 가운데, 1분위의 증가 폭이 16.5%로 가장 컸다. 1분위 가구의 처분가능소득도 94만 원으로 1년 전보다 15.7% 증가했지만, 평균소비성향은 130.0%로 12.0%P 하락했다.
분배 정도를 보여주는 균등화 처분가능소득 5분위 배율은 5.60배로, 1년 새 0.01배P 늘어 소득 격차가 다소 악화됐다. 이진석 과장은 "손실보상금이 특정 자영업자들을 중심으로 갔는데, 자영업자 비중은 1분위보다는 3~5분위에 많아서 손실 보상금의 영향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분배 지표를 분기마다 보는 것보다는 연간으로 보는 게 정확하고, 0.01배P 떨어진 게 분배지표가 악화됐다고 보기엔 어려운 측면도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