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택시산업의 몰락] 낮은요금ㆍ규제에 짐 싼 기사님發...21세기 플랫폼 시대 역설

입력 2022-08-22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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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이후 3년새 기사 28%↓
타 업종으로 이직ㆍ노령화 겹쳐
심야택시 호출 4명 중 1명만 타
모빌리티 규제도 '대란' 불렀다

#서울 중구에 거주하는 A씨는 최근의 택시 부족 사태를 두고 낮에는 대란, 밤엔 전쟁이라고 토로한다. 저녁 회식이 끝나고 귀가 시 30분 넘게 택시를 호출하지만 허탕치기 일쑤다. 부르기를 수십번 반복하다가 지쳐있을 때쯤 운이 좋아 길에서 빈차를 만나 집에 가곤 했다. A씨는“ 택시를 못 잡아 걸어서 귀가하거나 음주 상태에서 자전거를 대여하는 위험한 선택을 고민하는 일은 이제 예삿일”이라고 호소했다.

코로나19를 거치며 심화한 택시대란이 좀처럼 진정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시장에선 열악한 근무환경으로 인한 택시 기사의 지속적인 이탈과 모빌리티 사업에 대한 정부의 계속된 규제가 택시산업의 침체와 소비자의 극심한 불편을 키웠다는 분석이 나온다. 특히 대리기사 업계의 사업확장과 기사 유인책으로 택시기사들의 이동이 가속화하면 택시대란은 더 심각한 수준으로 치닫게 될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21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현재 심야택시 택시 호출 성공률은 약 25%다. 택시를 호출하면 4명 중 1명만 성공하는 셈이다.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은 이에 대해 “75%인 3명은 택시를 잡을 수 없다는 것”이라며 “시민이 수용할 수 있는 정도를 넘어섰다”고 지적했다.

업계에선 지금의 택시 승차난을 법인택시 기사의 이탈과 개인택시 업계의 노령화 등 사실상 ‘인력난’으로 보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전국택시운송사업조합연합회에 따르면 코로나19 대유행 이전인 2019년 말 10만2320명이었던 법인택시 운전자 수는 올해 4월 말 기준 7만3949명까지 줄었다. 3년새 기사 수가 28% 가까이 줄었다. 택시기사들이 근무환경이 열악한 기존 업계를 벗어나 돈벌이가 되는 배달업과 대리기사 업계로 빠져나가서다. 이에 서울시의 법인택시의 가동률은 2022년 1분기 31.5%로 2019년 1분기(50.4%) 대비 20%포인트 가까이 줄었다. 법인택시는 교대제로 운영돼 최소 1.5배 가량의 기사가 필요한데 기사가 부족해 사실상 제대로 운영되지 못하는 실정이다. 반면 사회적 거리두기 종료 이후 택시수요는 급증했다. 카카오T택시 기준 지난해 대비 최근 수요 증가율 137%에 달한다.

개인택시 기사의 노령화 추세는 심야 택시 대란을 더 부추긴다. 전국 개인택시기사 10명 중 7명 이상은 60대 이상이다. 서울시가 심야시간 택시 대란을 해소하기 위해 지난해 개인택시 3부제를 해제했는데도 택시가 보이지 않는 것은 택시기사의 상당수가 고령층이어서 밤 시간에 운전대를 잡지 않기 때문이다.

여기에 불합리한 수익 구조 때문에 택시업체들 역시 운행을 기피한다는 분석도 나온다. 부산택시운송사업조합에 따르면 법인택시 1대 기준으로 하루 운행 시 수입은 13만1595원인데 총 운송원가는 17만2615원이다. 차량 1대를 하루 운행하면 4만 원 넘는 적자가 나는 셈이다.

일각에선 앞서 박근혜, 문재인 정부의 ‘택시업계 구하기’에 타다와 우버 서비스 등을 잇따라 퇴출시킨 것이 현 수요 공급 불일치 현상의 배경일 수 있다는 의견도 제기한다. 위정현 중앙대학교 경영학부 교수는 “택시업계의 고령화와 기사 이탈로 지금의 택시 수급 불일치가 어느정도 예견되면서 혁신 산업이 택시업계에 맞서기가 쉽지 않다 보니 지금의 대란으로 이어지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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