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총 32조 증발’…거래금액 6조 원 줄며 반토막
국내 거래소 26곳 중 2곳 제외 영업이익 적자
올해 상반기 국내 가상자산 시장 시가총액이 지난해 하반기 대비 절반 넘게 증발한 것으로 나타났다. 거래금액 역시 6조 원 가량 줄며 반토막이 났다.
금융위원회는 26일 35개 가상자산사업자를 대상으로 실시한 2022년 상반기 실태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조사결과, 하반기 대비 시가총액, 거래금액, 거래소 이용자 수 모두 크게 쪼그라들었다.
시가 총액은 23조 원으로 2021년 말 55조 2000억 원 대비 32조 2000억 원이 줄었다. 이는 지난해 대비 58% 감소한 수치다. 세계 가상자산 시장 시가 총액, 역시 절반 넘게 증발했다. 2022년 6월 말 기준 글로벌 가상자산 시장 시가총액은 약 1117조 원으로 지난해 말 대비 약 58% 하락했다.
금융위는 “우크라이나 사태, 금리상승, 유동성 감소 등에 따른 실물경제 위축과 루나-테라 사태로 인한 가상자산 신뢰 하락 등에 기인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국내 26개 가상자산 거래소의 하루평균 거래 금액은 5조 3000억 원으로 2021년 하반기 11.3조 원 대비 반 토막이 났다. 특히, 코인마켓의 거래금액은 2021년 대비 95% 감소했다. 원화마켓 하루평균 거래금액은 5.2조 원으로 전체의 98%로 지난해 하반기 대비 3%p 소폭 상승했다.
시장이 위축되면서 가상자산 사업자의 영업이익도 크게 줄었다. 올해 상반기 가상자산 거래소의 총영업이익은 6301억 원으로 2021년 하반기 1.6조 원 대비 약 62% 감소했다. 국내 26개 거래소 중 2개 사업자를 제외한 24개 거래소 모두 영업적자를 기록했다.
국내 유통되는 가상자산은 1371개로, 중복을 제외하면 638개이다. 이중 단독상장된 가상자산은 391개로, 전체의 61%로 조사됐다.
금융위는 단독상장 가상자산의 36%가 시가총액 1억 원 이하의 소규모라며, 급격한 가격변동과 유동성 부족 등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국내 가상자산의 가격 변동성(MDD)은 평균 73%이며, 단독상장 가상자산은 76%이다.
가상자산 거래소에 등록된 고객 수도 크게 줄었다. 2022년 6월 말 기준 등록 계정 수는 1310만 개로, 지난해 하반기 대비 215만 개 감소했다. 장기간 휴면 등으로 자동 탈퇴한 계정 수가 늘어난 점이 영향을 미쳤다.
다만 고객확인의무를 완료한 거래가능 이용자(계정)는 690만 명으로, 2021년 하반기 대비 132만 명(24%) 증가했다. 올해 초 대다수 사업자의 신고가 완료되면서 특금법에 따라 고객확인의무를 수행하면서 이용자가 늘어난 것으로 보인다.
대기성 거래자금인 고객보유 원화예치금은 총 5조 9000억 원으로 2021년 하반기 대비 1조 7000억 원 감소했다. 원화예치금은 2021년 12월 최고점을 기록한 이후 지속으로 하락세를 그리고 있다.
거래소 이용자의 자산 거래 보유 규모는 줄었다. 이용자의 66%가 자산을 50만 원 미만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으며, 1억원 이상 자산을 보유한 이용자는 약 9만 1000명으로 전체의 0.4%에 불과한 것으로 조사됐다.
100만 원 미만 가상자산 보유 이용자 비중은 73%로, 지난해 하반기 대비 17%p 늘어난 반면, 1000만 원 이상 가상자산 보유 이용자 비중은 7%로 같은 기간 8%p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용자의 대부분은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30대 남성이 가장 많았다. 거래소 이용자 중 68%가 남성, 32%가 여성이었으며, 30대가 31%로 가장 많았다. 이어 40대(26%), 20대(24%), 50대 (15%), 60대(4%) 순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