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박 수주가 급증하면서 호황기를 맞고 있는 국내 조선업계가 인력난 늪에 빠졌다. 조선사별로 대책을 마련하고 있지만, 조선업 불황기 때 빠진 인력을 다시 채우기엔 역부족이라는 게 업계 목소리다.
정부도 이런 고질적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힘을 쏟고 있지만 당장 내년 1분기부터 건조물량을 소화할 인력은 턱없이 부족하다고 업계는 우려했다.
19일 조선업계에 따르면, 국내 조선사들은 인력난에 시달리고 있다. 조선업 불황기인 2015년부터 시작된 인력 이탈은 꾸준했다. 지난해 11월 기준 조선업 종사자 수는 9만2809명으로 2015년 20만2000여 명 대비 절반 아래로 감소했다.
최근 조선업계가 고부가가치 선박인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 수요가 늘면서 제2의 호황기를 맞고 있다. 하지만 2015년 당시 극심한 불황으로 인한 이탈 인력은 아직 돌아오지 않고 있다.
정부와 각 조선사도 인력난 해소를 위해 대책 마련에 나서고 있지만 당장 내년 1월부터 소화할 건조물량을 감당하기는 힘들 것이으로 우려했다.
이날 고용노동부는 '고용위기지역'으로 신규 지정되는 등 심각한 고용 위기 상황에 처한 거제시를 방문해 조선업의 구인난 해소를 위한 '2023년 조선업 구인난 지원사업'을 발표했다. 정부는 지자체와 함께 모두 200억 원 규모의 '조선업 구인난 특화사업'을 추진하기로 했다.
조선사들도 조선업 노동자들의 처우 개선이 시급하다는 목소리를 반영해 대책 마련에 나서고 있지만 '힘든 노동'이라는 인식 자체를 바꿔야만 해결할 수 있다는 목소리다.
조선사 한 관계자는 "조선업 불황기 때부터 이어진 인력난은 현재 진행형이다. 2015년부터 조선업 불황이 시작됐는데, 이때 빠져나간 인력들은 이미 다른 곳에 정착하고 있어서 다시 돌아올 생각을 안 하고 있다"며 "정부도 나서서 해결하려고 하고 있지만 조선업 인력난 해소는 단시간에 풀 수 있는 문제가 아니고, 힘든 노동이라는 인식 자체를 바꿔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조선업 특성상 노동자들이 지역에 거주해야 하는데 지방에 있다 보니 지역의 한계성으로 인한 젊은 인력들이 꺼리고 있는 데다 노동강도가 높고 임금이 적다는 부정적인 인식이 있다"며 "처우 개선은 상대적이지만, 처우 자체를 놓고 봐서는 고임금이라고 보는 게 맞다"고 덧붙였다.
한 조선업계 전문가는 "작년부터 수주 물량이 본격적으로 많아지기 시작했고, 당장 내년 1분기 지나면 인원이 많이 모자란 상황"이라며 "정부가 외국인 근로자들을 통해 인력난 해결을 하겠다고 하지만 이 역시 부족한 상황이어서 정책적인 측면이 계속 뒷받침돼야만 해결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