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완성차 업체를 기존 5개사에서 3개사 내외로 줄여 집중 육성하겠다는 내용의 자동차산업 구조조정 방향 보고서를 작성한 것으로 뒤늦게 확인됐다. 또 석유화학업체는 사업교환을 통해 특화시키로 하는 등 업종별 구조조정 방향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14일 지식경제부에 따르면 업계의 유동성 위기가 본격화된 지난 1월 정부는 자동차, 석유화학, 조선, 철강, 시멘트 등 업종별 구조조정 청사진을 담은 '주요 업종별 구조조정 방향'이라는 보고서를 작성했다.
이 보고서에 따르면 정부는 자동차 업종에 대해 현재 5개인 완성차 업체를 3개사 가량으로 줄여 집중 육성하는 방향을 제시했다.
이는 '선택과 집중'을 통해 세계 5위인 한국의 자동차 산업을 4위로 도약시키겠다는 목표다.
이에 따라 현대차와 기아차를 제외하고 GM대우, 르노삼성, 쌍용 등 나머지 3개사 가운데 적어도 1개 정도는 구조조정 대상이 될 수 있음을 의미한다.
정부는 석유화학 업종에 대해서는 기업간 자율 형식으로 사업 교환을 유도할 방침이다. 특히 울산과 충남 서산시, 전남 여수시 등 3개 산업단지에 흩어진 석유화학업체들의 사업 교환을 유도해 단지별로 특화하기로 했다.
조선산업은 부실 중소 조선사 퇴출에 집중돼, 회생가능성이 낮은 조선소를 신속처리하고 나서 퇴출 조선사 부지는 대형 조선소의 블록공장이나 수리조선소로 활용하도록 유도하고 퇴출기업 고용인력은 여타 조선업체에 취업하도록 지원할 방침이다.
이 보고서는 이 밖에도 철강, 시멘트, 일반기계, 섬유, 반도체, 디스플레이, 휴대전화 등 모두 10대 품목에 대한 구조조정 원칙과 청사진을 담고 있다.
정부는 구조조정 원칙으로는 '시장 자율 존중'과 '선제적 구조조정'을 들었다.
한계기업이 자동으로 조속히 퇴출될 수 있도록 환경을 조성하고 구조조정이 ▲글로벌 핵심역량 강화 ▲적절한 경쟁 유지의 관점에서 진행되도록 한다는 것이다.
지경부는 이 보고서에 대해 "금융위기 이후 산업정책적 측면에서 실물경제의 위기 대응방안을 다각적으로 검토 중"이라며 보고서의 작성 자체에 대해서는 부인하지 않았다.
다만 지경부는 "이 보고서 내용은 실무차원에서 작성된 것으로 공식 확정된 정부의 입장은 아니다"라고 해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