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호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 문·이과 통합수능에서 과목 선택에 따른 유불리 현상으로 문과 학생들이 손해보는 이른바 ‘문과 불리’ 논란에 대해 개선방향을 찾아야 한다고 밝혔다.
이 부총리는 11일 오전 정부서울청사에서 한국대학교육협의회(대교협)와 서울대 등 서울 지역 12개 대학 입학처장과 간담회를 열고 “과목 선택에 따른 입시의 불리함이 없도록 수능 시험의 난도를 적절하게 조절하고 대학·대교협과 소통해 개선방향을 찾아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문·이과 통합 수능이 이뤄지며 이과 학생이 인문계열에 대거 지원하는 문과 침공 현상이 발생하고 있다. 수험생들은 국어에서 ‘언어와매체’·‘화법과작문’, 수학에서 ‘확률과통계’·‘미적분’·‘기하’에서 1과목씩 선택해야 한다. 문과생은 주로 화법과작문과 확률과통계를, 이과생은 언어와매체, 미적분 또는 기하를 선택한다. 만점 기준 이과생이 선택하는 과목의 표준점수가 문과생이 선택하는 과목보다 높아 문과 침공 현상이 심화되고 있다. 입시업계에 따르면 미적분 만점자의 표준점수는 145점으로 확률과통계(142점)보다 3점 높다.
이 부총리는 “통합수능을 둘러싸고 (문과 불리 현상 등) 우려가 나타나고 있는 것이 아쉽다”며 “실제 대입전형에서 인문계열과 자연계열이 각기 다른 특성으로 운영되는 측면도 있다”고 말했다.
이 부총리가 지적한 내용은 이과생의 인문계열 지원시 불이익을 주거나 문과생이 자연계열 지원이 가능하도록 하겠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수도권 주요대학 기준 이과생이 인문계열로 지원할 경우 선택과목에 따른 불이익이 없는 상황이다. 다만 문과생은 자연계열로의 지원이 불가능하다. 대부분의 자연계열 학과들이 수학 영역에서 미적분 또는 기하, 탐구에서는 과학 성적을 요구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는 “간담회를 통해 직접 학생들을 선발·교육하면서 경험한 내용을 공유하고 교육부와 협력이 필요한 부분에 대해서도 다양하게 제안해줬으면 한다”며 “학문 융합의 시대에 융합 인재를 발굴하고 육성할 수 있도록 대학에서도 함께 고민하고 적극적으로 협력해 달라”고 요청했다.
앞서 지난 6일 이 부총리는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수능의 난이도 조절은 중요한 국가적 과제이기 때문에 노력하겠다‘며 ”대교협과 소통하며 대학의 개선 노력 등을 유도할 수 있는지 고민해보겠다“고 말한 바 있다.
이번 간담회는 통합수능의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해 대교협과 주요 대학 입시 담당자를 초청했다. 참석 대학은 △건국대 △경희대 △고려대 △동국대 △서울대 △서울시립대 △성균관대 △숙명여대 △숭실대 △연세대 △한국외대 △한양대 등 12개교이며 대교협에서는 장경호 대학입학지원실장이 참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