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하이닉스가 메인트(Maintenance) 직군 커리어의 최고 단계로 ‘마스터’ 직책을 신설했다. 반도체 생산 현장에서 ‘구루(Guruㆍ스승)’의 역할을 공식화할 방침이다.
SK하이닉스는 16일 뉴스룸을 통해 메인트 직군의 마스터 직책 신설 및 제1호 마스터를 선발했다고 밝혔다. 메인트 직군은 현장에서 장비를 유지보수하는 역할을 수행한다.
SK하이닉스는 “반도체는 연구ㆍ개발뿐만 아니라 제조ㆍ생산 등 현장 업무도 매우 중요하다”며 “현장 인재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구성원의 동기 부여와 성장 욕구를 충족시키기 위해 마스터 직책을 신설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SK하이닉스에 따르면 마스터 직책은 기존 명장 직책의 다음 단계다. 마스터는 사내 구루로써 반도체 제조 현장의 지식을 후배들에게 전수하고, 다양한 문제의 솔루션을 제시하는 고문 역할을 맡게 된다.
마스터는 현장에서 축적된 지식을 문서로 남겨 백서화하고 오랜 노하우를 바탕으로 경영진의 의사결정에 조언도 한다. 특히 정년이 없어 각자 보유한 경험적 자산을 오랫동안 조직과 구성원에게 전수할 수 있다.
마스터 선발은 여러 단계의 검증 절차를 거쳐야 한다. 명장 가운데 최고 기술력을 보유하고, 성과 및 후배 육성에 크게 육성한 자를 후보로 선정한다. 이후 심층 면접을 통한 기술 역량 평가와 인성 평가, 최종 심의를 거쳐 마스터를 선발한다.
SK하이닉스는 지난해 말 해당 제도 도입 후 ‘제1호 마스터’로 에치(Etchㆍ식각) 장비기술팀의 마경수 기성(생산직 직급) 선발했다. 지난 1993년 입사한 마경수 마스터는 올해로 근속 30년을 맞이했다.
마경수 마스터는 “반도체 제조 현장은 최첨단 장비와 기술로 고품질 제품을 만드는 ‘침묵의 전쟁터’지만, 기술이나 장비가 대체할 수 없는 부분이 바로 현장 관리 영역이다”라며 “특히 예측하지 못한 현장 상황이 발생했을 때 이를 파악하고 대처하는 사람이 현장 메인트다. 데이터가 알지 못하는 세부적인 문제 해결 노하우를 자산으로 만드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마스터가 되기 위해선 구성원의 인정도 중요하다. 마 마스터는 직장 내 인간관계를 풀기 위한 팁도 전수했다.
마 마스터는 “제품 생산 과정에는 각자 역할과 책임(R&R)을 가진 수많은 팀과 개인이 있다. 또 표면적인 R&R 외에도 보이지 않는 R&R이 존재하는데, 이 그레이존(영역이 불분명한 부분)을 보려고 노력한다”며 “상대의 의도를 파악하고 끝까지 말을 들으며 반드시 피드백을 주는 것 그리고 처음이라 알 수 없는 일은 함께 헤쳐 나가면 갈등은 자연스럽게 해소된다고 본다”고 말했다.
그는 “최초라는 수식어가 항상 부담은 되지만 늘 그래왔듯 환경 탓, 사람 탓하지 말고 주도적으로 일해 현장 메인트 직군이 더욱 빛나도록 노력하겠다”고 했다.
앞으로 SK하이닉스는 점차 마스터의 수를 늘려 구성원의 성장을 독려하고 현장에서의 기술 경쟁력을 더욱 강화해나갈 계획이다.
김형환 SK하이닉스 테크탤런트 담당 부사장은 “사내에 반도체 생산에 기여하는 여러 부문이 있는데 부문별로 마스터를 발굴해 글로벌 일류 기술 기업의 필수 요건인 우수 인재 풀(Pool)을 지속해서 확대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