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 ECB 2, 3월 회의서 0.5%p 인상 예상
연준 부의장 “한동안 충분히 제약적 정책 유지해야”
JP모건 회장 “인플레 완화 일시적일 수 있어”
“경미한 경기침체라도 겪으면 금리 6% 이상 갈수도”
미국과 유럽 양대 금융당국이 인플레이션 둔화 조짐에도 긴축 의지를 꺾지 않고 있다.
19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이날 레이얼 브레이너드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 부의장이 긴축 기조를 유지한다고 시사한 데 이어 크리스틴 라가르드 유럽중앙은행(ECB) 총재도 큰 폭의 금리 인상을 예고했다.
라가르드 ECB 총재는 세계경제포럼(WEF‧다보스포럼) 토론회에서 “인플레이션을 적시에 목표치인 2%로 되돌릴 때까지 긴축을 유지할 것”이라며 “ECB가 유로존 인플레이션이 정점에 달했다는 신호에 금리 인상 속도를 조절할 거란 생각을 바꿔야 한다”고 강조했다.
에버코어ISI의 크리슈나 구하는 “ECB의 긴축 사이클이 연준보다 빠르다”며 “2, 3월 통화정책회의에서 연이어 0.5%포인트(p)를 인상하는 빅스텝을 밟는다는 게 거의 확실하다”고 예측했다.
라가르드 총재는 “어느 모로 보나 인플레이션은 아직 너무 높다”고 우려했다. 유로존 물가상승률은 지난해 10월 10.6%로 정점을 찍은 뒤 지난달 9.2%로 하락하며 둔화세를 보였다. 그러나 식품과 에너지를 제외한 근원 물가상승률은 지난달에도 전월보다 0.2%p 오른 5.2%로 집계됐다.
앞서 브레이너드 부의장도 기준금리를 높은 수준으로 유지하는 기존 기조를 유지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브레이너드 부의장은 이날 시카고대 부스경영대학원 연설에서 “인플레이션은 최근 완화 신호를 보이고는 있지만, 여전히 높다”며 “인플레이션을 계속 목표 수준인 2%에 머물게 하려면 한동안 충분히 제약적인 정책을 유지해야 한다”고 말했다.
시장은 연준이 2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 금리를 0.25%p 인상할 거라고 예상한다. 그러나 브레이너드 부의장은 0.25%p 인상안에 대한 평가는 하지 않았다.
연준은 여전히 서비스 물가가 불안하다는 입장이다. 또 그간 고강도 봉쇄를 유지한 중국이 다시 경제 활동에 시동을 걸면서 인플레이션을 부채질할 수 있다고도 우려한다.
제이미 다이먼 JP모건 회장도 CNBC방송과의 인터뷰에서 “기저 인플레이션이 심하다”며 금리가 5% 이상 올라갈 것으로 예상했다.
지난달 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의 전년 동월 대비 상승률이 6.5%로 14개월 만에 최저 수준을 기록했지만, 다이먼 회장은 이 역시 일시적인 요인이라고 평가했다. 유가 하락이나 중국의 경제 위축 등이 영향을 미쳤다는 것이다.
다이먼 회장은 “미국이 경미한 경기침체라도 겪는다면 금리가 6%까지 오를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