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브가 SM엔터테인먼트 경영권을 둘러싼 지분 싸움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했다.
서울동부지법 민사21부(재판장 김유성 부장판사)는 3일 이수만 전 총괄 프로듀서가 SM엔터테인먼트를 상대로 낸 신주·전환사채 발행금지 가처분 신청 사건에 대해 인용 결정했다.
SM엔터테인먼트의 카카오에 대한 신주 등 발행이 적법하지 않다는 법원 판단이 나오면서 카카오는 지분 9.05%를 확보하기 어려워졌다. 이에 따라 하이브와 지분 차이가 벌어진 상황에서 카카오는 지분 싸움을 이어갈지, 전략적 제휴 상대를 바꿀지 고심하게 됐다.
하이브는 지분 확보 부담을 다소 덜고 소액주주를 대상으로 한 주주총회 의결권 확보에 주력할 수 있게 됐다. 방시혁 의장은 전날 미국 CNN과 인터뷰를 통해 “지분 확보는 우선순위가 아니고 주주총회가 가장 중요하며, 지지를 얻어야 저희가 원하는 이사회가 구성될 수 있다”고 말했다.
방 의장은 “SM과 같이 훌륭한 회사가 좋은 지배구조를 갖추고 있지 못한 점이 오랫동안 슬펐고, 이번 지분 인수를 통해 지배구조 문제를 대부분 다 해결했다”고 밝혔다. 독과점 우려에 대해서는 “실제로 음반이 어디서 팔리고 있는지에 대해 분석해야 한다”며 “배송대행지를 통해 해외로 나가고 있는 물량들을 빼고 나면 SM과 하이브가 한국에서 파는 CD 물량은 다 합쳐도 독점이 되기 어렵다”고 주장했다.
하이브는 전날 주주제안 캠페인 페이지를 오픈하고 소액주주 설득을 본격화했다. SM엔터테인먼트 사내이사 후보자인 정진수 하이브 최고법률책임자(CLO)는 “현재 SM의 경영진 및 이사회는 아티스트, 팬, 회사, 주주들의 이익을 저해하는 리스크에 대한 객관적인 판단 및 견제의 기능을 제대로 수행하고 있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준법지원인 제도를 정관에 신설하고, 대표이사와 이사회 의장을 분리하는 선진적인 운영 체계를 도입하며 사외 이사를 3분의 2 이상으로 구성하고, 세부 위원회를 설치해 사내이사들의 독단적 결정으로 운영되지 않도록 변경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SM엔터테인먼트는 “비정상적인 의안을 가결한 하이브의 이사회가 대주주에게만 충실한 것은 아닌지 의문”이라며 “하이브의 적대적 M&A가 성공할 경우 또 다시 대주주만을 위한 SM으로 퇴행할 수 밖에 없다는 심각한 우려를 갖고 있다”고 반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