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르면 사고 떨어지면 팔아라…10년 국가·산업 트렌드 보며 자산 배치 고민”
“올해 리스크는 ‘은행 파산’ 이슈…주목섹터는 ‘AI·로봇’”
‘2018년 1위 → 2019년 하위권 → 2020년 2위 → 2021·2022년 1위.’
이찬구<사진> 미래에셋증권 강남역WM 팀장의 사내 고객자산관리 대회 성적표다. 이 팀장은 지난해 미래에셋증권이 주최한 ‘나는 고수다(나는 고객 수익률로 말한다)’ 대회에서 1위를 수상했다. ‘나는 고수다’는 지점운용랩 관리고객 수익률을 바탕으로 영업직원의 자산관리 실력을 겨루는 대회다. 지난해 수상자들은 S&P500과 코스피 벤치마크 대비 20~30% 초과수익을 달성했다. 올해 대회는 11월 말까지 진행되며 1000여 명의 WM(Wealth Manager)이 대회에 참가한다.
이 팀장은 2018년 대회에서 1위를 기록했지만, 이듬해에는 하위권에 머물렀다. 매일같이 자신의 투자 일지를 작성하며 노력 끝에 다시 순위권에 올라서 1위 자리를 유지하고 있다.
이 팀장의 제1 투자전략은 각 해의 이벤트에 맞는 트렌드를 집중적으로 본다는 것이다. 그는 “지난해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에너지 가격 상승 속에 에너지부터 태양광까지 투자했던 것이 좋은 성과를 거뒀다”고 비결을 말했다.
올해는 인공지능과 로봇에 큰 관심을 두고 있다. 이 팀장은 “연초부터 GPT가 난리였다. 미국 팔란티어를 좋게 보고 있다”며 “마이크로소프트, 구글 등 전통 AI 강자도 있지만, 투자할 때 시가총액 대비 얼마나 더 성장할 수 있느냐를 고려해 투자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1등 WM이 전망한 올해 증시 환경도 녹록지 않다. 작년 정치적 이슈와 전쟁 등 극단적인 사건이 발생했다면, 올해는 은행 파산 이슈가 이어지고 있다.
이 팀장은 글로벌 은행 리스크와 관련해 “지켜봐야겠지만 문제가 있다면 현금비중을 늘릴 것이고, 리스크가 없다면 투자 진행을 유연하게 할 것”이라며 “은행 파산이 올해만의 사건은 아니고 물가를 잡기 위해 금리를 올리고 채권 가격이 하락한 작년과 올해의 연장선이기 때문에 시장 심리가 어떻게 반응할지 지켜보고 있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올렸는데, 그동안 금리가 어디까지 올라가느냐가 중요했다면, 이제는 얼마나 긴 기간 고금리를 유지하느냐가 중요하다”며 “2분기와 하반기는 시장 방향을 보고 대응하는 것이 전략이다”라고 덧붙였다.
이 팀장이 개인투자자에게 제안하는 핵심전략은 ‘오르면 사고 떨어지면 판다’는 것이다. 대다수 투자자는 투자할 때 가격이 하락하면 손실인 상태로 많은 기간을 인내한다. 그 시간을 돈으로 치환하면 다른 사람에게 수익으로 넘어간다는 게 그의 생각이다.
이 팀장은 “주식은 유통업에 가깝다고 생각한다. 트렌드가 중요하다”며 “(주가) 하락은 트렌드에서 이탈하는 것이고, 상승은 트렌드에 편승한 것이라고 본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해 수요가 많은 섹터에서 투자하는 게 시간가치를 아끼는 방법”이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이 팀장은 역사나 인문학에서 투자 아이디어 도움을 받을 것을 조언했다. 그는 “10년 정도 국가, 산업 트렌드 흐름을 보면서 장·단기 트렌드를 믹스해서 봐야 한다”며 “주식 자체에 집중하는 것보다 세상이 돌아가는 것과 호흡하면, 자산 배치를 어디에 해야 할지 도움받을 수 있다”고 했다.
이 팀장은 인터뷰 말미에 깨알 같은 홍보도 덧붙였다. 그는 “투자에서 시간을 절약하는 방법은 좋은 매니저와 함께 하는 것”이라며 “모든 인간은 B(Birth)와 D(Death) 사이의 선택(Choice)을 해야 하는데, 투자자가 좀 더 다른 선택에 집중할 수 있게 우수한 매니저의 도움을 받아 투자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