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유류세 인하 조치 연장에
서민들은 기름값 안정 효과 기대
몇 달간 안정적인 흐름을 보이던 휘발유 등 국내 석유제품 가격이 최근 또 오르면서 소비자들의 부담이 커지고 있다.
23일 유가정보사이트 오피넷에 따르면 전국 평균 휘발유 가격(21일 기준)은 ℓ(리터)당 1665.13원이다. 이달 4일 약 4개월 만에 ℓ당 1600원을 돌파한 후 계속 상승 중이다. 경유는 ℓ당 1546.55원으로 휘발유 가격과의 격차를 더 좁혔다.
체감 유류비용이 높은 것은 주요 산유국들이 모인 석유수출국기구 플러스(OPEC+)가 깜짝 감산을 결정한 것에서 비롯했다. OPEC+는 다음 달부터 하루 116만 배럴 규모의 자발적 추가 감산에 들어가기로 했다. 이번 감산은 지난해 10월 OPEC+ 회의에서 결정된 대규모 감산 정책과 별도로 실행되는 추가적인 조치다.
국제유가는 지난달 말까지만 하더라도 배럴당 70달러 선에서 거래됐다. 하지만 깜짝 감산 발표 이후 80달러대에서 등락을 거듭하고 있다.
국제 원유 시장에서 거래되는 유종은 수백 개지만 국내 석유제품 가격을 결정하는 것은 세 종류다.
‘3대 원유’라고 불리는 대표 유종은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 △북해 브렌트유 △두바이유이다. 국제 원유 시장에서 거래가 가장 활발히 이뤄지는 비독점 유종인데 가격 형성 과정이 투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3대 원유의 명칭은 모두 원유를 만들어내는 생산지와 관련이 깊다. 먼저 WTI는 미국의 서부 텍사스 일대에서 생산되는 원유로 뉴욕상업거래소에서 거래된다. 특히 전 세계 원유 시장에서 가장 영향력이 크다.
영국 북해 등지에서 생산되는 브렌트유는 주로 유럽과 아프리카에서 생산되는 원유의 기준 가격이 된다. 바다에서 추출돼 유통에 강점을 가지면서 가장 광범위한 지역으로 수출된다.
두바이유의 경우 중동 아랍에미리트(UAE)에서 생산된다. 국내 원유 수입 물량의 약 70% 이상을 차지한다.
최근 WTI가 배럴당 77.29달러로 내려온 만큼 5월 초 국내 휘발유 가격도 소폭 하락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통상 국제유가는 2~3주 시차를 두고 국내 석유제품 가격에 반영된다. 정부는 현재 적용 중인 유류세 인하 조치를 8월 말까지 연장해 기름값 인상을 억제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