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국내 배터리 3사의 ‘합산 영업이익 5조 원 시대’ 목표 달성이 전기차 시장 확대와 맞물려 긍정적이라고 전문가들은 평가했다. 당분간 전기차 산업수요가 꾸준히 이어질 것으로 관측되는 데다 기존 배터리 ‘포트폴리오’를 확대해 시장 다변화와 수요층에 대응하겠다는 전략도 구체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글로벌 배터리 시장이 정부 정책과 보조금 규모에 따라 움직이는 만큼, 불확실성이 적다는 것도 긍정적 전망에 설득력을 더하고 있다.
25일 재계와 배터리산업협회 등에 대한 취재를 종합해보면 내년에도 글로벌 주요시장의 전기차 수요는 꽤 긍정적이다. 예컨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경기선행 지수 반등 △금리 유지(또는 인하) △공급난 해소 등이 이를 뒷받침한다.
여기에 글로벌 주요 완성차 제조사가 다양한 신차 출시를 예고하고 있다 .
오토모티브뉴스 등에 따르면 올해 글로벌 전기차 시장은 지난해보다 35% 수준 증가한 1435만 대로 점쳐진다. 전체 글로벌 차 시장이 8000만 대 수준인 것으로 고려하면 18% 수준이다.
올 하반기부터 폭스바겐과 GM 등이 전용 전기차는 물론 다양한 파생형 전기차 출시를 확정했다. 당장 국내에서도 기아의 EV9이 큰 관심을 끌고 있다. 1억 원에 육박하는 대형 전기 스포츠유틸리티차(SUV)가 사전계약 8일 만에 1만 대 계약을 달성했다는 사실만 봐도 산업수요는 꾸준히 이어질 것으로 기대된다.
새로운 전략도 속속 쏟아지고 있다. 하반기부터 국내업체들이 테슬라가 개발 중인 4680 등 다양한 규격을 충족하는 신제품 양산을 준비하고 있다.
여기에 그동안 중국 업체들이 선점한 LFP(리튬·인산·철) 배터리 시장에도 뛰어든다. 이를 앞세워 이르면 2025년 LFP 배터리의 본격 양산도 계획 중이다.
현재 중국 전기차 업체들이 부지런히 LFP 배터리를 쓰는 반면, 국내 배터리 3사는 당장 LFP를 완성차(EV)에 얹지 않을 것으로 알려졌다.
먼저 ESS(에너지저장장치)용 양산을 시작으로 안정성을 확인한 뒤 점진적으로 다양한 시장에 대응할 수 있는 중저가 전기차에 활용할 것으로 알려졌다.
자동차모빌리티산업협회 관계자는 “전기차 관련 사업은 정책과 보조금에 대한 불확실성이 적어 안정적인 사업 포트폴리오를 구축할 수 있다”며 “다만 LFP 배터리 시장으로 영역을 확대할 경우 중국 기업과 본격적인 치킨게임이 시작될 수 있다는 게 공통적인 시각”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