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2011년 4세대 이동통신에 대한 국제 표준안 확정을 앞두고 와이맥스와 롱텀에볼루션(LTE) 영역의 기싸움이 전개되는 가운데 국내 최대 통신사인 SK텔레콤이 모호한 입장을 보여 업계의 빈축을 사고 있다.
이미 3세대 이동통신에서 와이브로가 국제 표준안에 채택되면서 탄력을 받고 있는 와이맥스는 삼성전자를 필두로 노키아, 모토로라 등이 연합전선을 구성하고 미국을 집중 공략 중이다.
유럽 휴대폰 제조사와 LG전자가 구축한 LTE 진영도 내년 하반기를 목표로 4세대 이동통신 상용화와 관련 장비 개발에 뛰어 들었다.
이 같은 상황에도 불구하고 국내 이동통신 점유율 50% 이상을 확보하고 있는 SK텔레콤이 명확한 입장을 밝히지 않아 업계에서는 “다른 속내가 있는 것 아니냐”, “유리한 고지를 선점하려는 저울질”이라는 의견이 제기되는 상황이다.
업계에서는 SK텔레콤이 팽팽한 힘겨루기를 벌이는 양측의 추이를 지켜본 뒤 적절한 시기에 사업에 뛰어드는 전략을 택할 것으로 보고있다.
한편으로는 현재 개설된 3세대 이동통신인 WCDMA의 손익분기점의 예측이 어렵기 때문이라는 분석도 있다. 현재로서는 3세대 이동통신의 투자지출이 커서 4세대는 아예 생각조차 할 수 없을 것이라는 견해다.
실제로 SK텔레콤은 3세대 이동통신에 매년 2조원 가까이 투자하고 있지만, 이렇다 할 실적은 없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또 SK그룹 차원에서 올해 세부 투자계획이 공개되지 않은 상황에서 무리한 중장기 투자를 지양하겠다는 내부 방침을 세웠다는 데도 설득력을 얻고 있다.
SK텔레콤의 이 같은 태도는 4세대 이동통신보다 다음달 출범할 통합 KT와의 경쟁에 더 신경을 집중해야 하기 때문이다.
국내 시장 경쟁 판도가 바뀔만한 상황에서 아직까지 표준안이 확정되지 않은 4세대까지 바라보기에는 버거운 입장인 셈이다.
더구나 올해 1분기 실적 역시 KTF와 LG텔레콤의 선전에 힘입어 별다른 재미를 보지 못했다는 점도 위기감을 고조시키는 요인으로 꼽힌다.
업계 관계자는 “올해 SK텔레콤은 대내외적으로 어려운 상황을 맞고 있기 때문에 중장기적인 투자에 소극적일 수 밖에 없을 것”이라며 “이는 3세대와는 전혀 다른 양상이며 국내 이동통신시장이 그만큼 긴장상태에 있다는 것을 시사한다”고 분석했다.
이에 대해 SK텔레콤 관계자는 “4세대 이동통신의 표준안이 확정되려면 아직 시간이 많아 우선적으로 3세대의 정상궤도 진입이 우선”이라며 “한치 앞을 모르는 이동통신시장에서 신중한 투자를 하기위한 차원일 뿐 다른 의도는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