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타이어를 열분해해 나프타와 항공유 등 석유제품으로 만드는 게 가능해진다. 원격 화상 응급처치 시스템 등을 탑재한 전기 특수구급차도 곧 도로 위를 달릴 수 있게 된다.
대한상공회의소 샌드박스지원센터와 산업통상자원부는 5일 ‘산업융합 규제샌드박스 심의위원회’를 개최하고 49건의 과제를 승인했다고 밝혔다.
SK인천석유화학이 신청한 ‘폐타이어 열분해 정제유 활용 석유제품 생산’ 사업도 실증 특례를 받았다. 폐타이어를 파쇄 및 열분해하여 얻은 열분해정제유를 석유정제공정에 투입해 석유제품을 생산하는 사업이다.
현행법에 따르면 석유정제공정의 원료는 석유와 석유제품만 사용할 수 있어 폐타이어 열분해유를 원료로 투입하는 것이 불가능했다. 산업부는 품질 확보를 조건으로 폐타이어 열분해유를 원료로 석유제품을 생산하는 것을 수용했다. 심의위도 전문기관 품질검사 등을 조건으로 실증특례를 지정했다.
이번 실증사업을 통해 폐타이어를 연료로 소각하는 대신 열분해해 석유제품의 원료로 활용함으로써 탄소를 줄일 수 있을 전망이다. SK인천석유화학은 연간 최대 2만2500톤의 열분해유를 투입해 나프타, 항공유, 디젤 등 석유제품을 생산할 예정이다.
현대자동차와 소방청이 신청한 ‘전기 특수구급자 실증사업’도 실증 특례를 받았다. 전기차를 기반으로 한 특수구급차를 제작해 안전성과 효율성을 실증하는 사업이다. 전기 특수구급차는 실내공간이 넓고 원격 화상 응급처치 시스템 등을 탑재하고 있어 개선된 의료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
구급차를 운용하려면 응급의료법 제44조의2 등에 따라 자동차등록원부 등의 서류를 갖춰 신고해야 한다. 하지만 임시운행 허가를 받은 전기 특수구급차는 자동차등록원부를 발급받을 수 없어 운용 신고가 불가능했다.
이에 산업부와 대한상의는 “자동차 정식 등록 전 임시운행 중인 구급차도 운용 신고를 할 수 있도록 해달라”고 보건복지부에 특례를 요청했다. 복지부는 구급차 기준에 맞게 차량을 제작하고 정식 출시 차량에 준하는 안전성 검사를 받는 조건으로 자동차등록원부가 없더라도 전기 특수구급차를 운행할 수 있도록 허용했다.
강명수 대한상의 공공사업본부장은 “이번 규제샌드박스 심의위에선 사용후 제품을 재생시키거나 재활용하는 새로운 자원순환 사업모델들이 통과됐다”며 “앞으로도 탄소 감축에 기여하고 순환경제를 활성화하는 사업들이 샌드박스를 통과할 수 있도록 지원할 것”이라고 말했다.